GM,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다시 불거진 한국 철수설
북미지역 1만명 이상 감원…해외공장 두 곳 가동중단 방침
2018-11-27 17:46:43 2018-11-27 17:46:47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GM이 해외 2곳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한국지엠이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GM은 26일(현지시간) 북미지역 5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중단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 타운, 캐나다 온타리오 오샤와 조립공장과 미국 미시간 워런, 메릴랜드 볼티모어 변속기공장 등 5곳이 포함됐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이에 따른 북미지역 감원 규모를 각각 1만4000명, 1만5000명으로 추정했으며, 블룸버그 등 다른 현지 언론들도 최소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GM은 북미지역 외에 다른 두 곳의 해외공장에 대해 내년 말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60억달러(약 6조78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메리 바라 GM CEO는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GM은 지난달 말 북미지역 상무급 이상 임원들에게 바라 CEO 명의의 희망퇴직 메일을 보내면서 1만800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은 내년 1세대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자동차산업 지형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차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GM이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설이 재점화됐다. GM의 가동중단 대상에 포함된 미시간주 햄트램크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지엠 노조는 GM 본사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바라 CEO가 2014년 1월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 태국, 러시아 등 시장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철수를 결정했고, 지난해 인도 철수 과정에서 카허 카젬 현 한국지엠 사장이 할롤 공장 매각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또 GM이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한국지엠도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한국지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규모가 2조5000억원을 넘었으며, 올해는 적자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내수 판매량은 7만4595대로, 지난해(11만176대)보다 32.3% 급감했다. 물론 한국 철수설에 따른 브랜드 신뢰 추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노조 관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를 생산하지 않는 GM의 모든 공장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국내 창원, 부평 공장도 결코 안전한 상황은 아니어서 조합원들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은 지난 4월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협약을 맺어 철수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노조와 산업은행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법인분리를 추진하고 있는데, 구조조정과 철수의 사전준비 작업이 아니라면 이처럼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GM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도 북미지역 공장 가동 중단과 구조조정을 결정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한국지엠의 철수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또 "GM이 올해는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협약을 맺었고 법인분리 갈등이 커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빠르면 내년부터 철수를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다음달 3일까지 법인분리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신청을 하면서 파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달 21일부터 임한택 노조지부장이 단식투쟁에 돌입했으며, 26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된 말리부 출시행사 근처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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