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4일로 단식 9일째를 맞았지만 여야의 선거제 개편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선거제 개편에 난색을 표해 논의 동력이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대부분 연동형 비례제 논의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덕흠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연동형 비례제는 원내 의석을 늘리려는 일부 야당의 당리당략에 불과하다"며 "의원 정수는 10%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0석에서 10% 감축한 270석으로 선거제 개편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런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면 결국 의원수는 30석 이상 늘고, 그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바른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합동 피켓시위를 이어나가며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선거제 개편 합의를 압박했다. 합동시위에는 단식농성 중인 손 대표와 이 대표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왜 자신들에게만 압박하느냐고 하는데 연동형 비례제는 애초 민주당의 공약이었다"면서 "한국당 핑계만 대지 말고 집권정당으로서 한국당을 어떻게든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이 대표는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야3당의 요구에 따라 '연동형 비례제'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되려 한국당을 설득하라는 야3당의 주장에 입장이 난처해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만약 여의치 않으면 야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연동형 비례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해서 논의를 활성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을 향해 "이번주 일요일까지는 선거제도 개혁 관련 기본원칙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민주당이 한국당을 빼고 여야 4당만이라도 먼저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합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한국당의 노력과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4당 합의를 거론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한국당 스스로의 노력을 하지 않을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일단 정개특위 활동시한 연장에는 공감하는 만큼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활동 시한이 끝나는 정개특위는 본회의 의결을 통해 6개월까지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집중 피켓시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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