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중기 가전업계의 올해 키워드로는 '미세먼지'와 '렌털'을 꼽을 수 있다. 사계절 환경문제가 된 미세먼지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전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건조기 등 가전제품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이 됐다. 이에 힘입어 렌털 비즈니스는 내수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7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140만대서 올해 200만~250만대로 추산된다. 특히 공기청정기의 경우 시장 선두권에 있는 중견 생활가전렌털업체들이 재미를 봤다.
업계 1위 코웨이는 전체 판매량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11월 기준으로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월 대비 35%,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 2위권인 청호나이스는 올해 공기청정기 판매(잠정)가 전년 보다 15%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전년 대비 올해 20% 이상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품 일시불 판매를 하는 위닉스의 경우 공기청정기는 수량 기준 56% 성장했다고 밝혔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 자료를 봐도 올해 공기청정기 상품군은 1~11월 기준 전년 대비 판매수량 21.4%, 매출 35.8% 성장하며 세탁기·건조기의 뒤를 이었다.
공기청정기 성장을 바탕으로 렌털업체들의 실적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코웨이는 올해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이 예상되며, SK매직 또한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 등은 분석한다. 특히 렌털 비즈니스는 내수침체, 장기 저성장 국면에도 성장하고 있어 업계로서는 고무적이다. 일시불 부담이 없는 렌털 구매로 소비자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지속적인 관리서비스는 제공하는 점이 소비침체를 이겨내는 요소다. 렌털시장은 연간 10%가량 꾸준히 성장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2017년 25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기청정기와 함께 미세먼지 가전을 이끈 쌍두마차는 단연 건조기였다. 성장의 폭발력은 공기청정기를 앞섰다. 2016년 10만대서 지난해 60만대, 올해 100만대로 2년 만에 10배 이상 몸집을 불리며 필수가전(연간 판매량 100만대 이상)이 됐다. 예비부부들이 혼수를 준비할 때 세탁기와 함께 건조기를 구매하는 게 보편화되는 추세가 됐다. 대기업 LG전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 확대가 유력해 올해 대우전자, 대유위니아, 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 위닉스, 캐리어에어컨 등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며 판이 커졌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와 중국발 황사 등 미세먼지 이슈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제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내년에도 공기 질 관심 증가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계절 미세먼지 이슈로 올해 가전업계에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미세먼지 가전'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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