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글로벌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퇴조, 친환경차 확대 추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친환경차 정책에 대해 "균형과 속도조절,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자동차·에너지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자동차 연료별 기술 현황과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이 미래형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지만 앞으로 자동차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친환경차 정책과 관련해서 친환경성, 에너지 안보, 기술성, 경제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동력 분야는 다양한 기술이 경쟁하면서 공존하고 있으며, 한 가지 기술로 결말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차 정책이 '과속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60조~90조원에 달한다"면서 "만약 정부가 조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드는 비용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성급하게 전기차 드라이브에 나섰다가 지난해 전기요금이 물가상승률의 4배가 달할 정도로 급등했다"면서 "합리적인 평가와 분석을 통해 시의적절하고 균형잡힌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열린 '대한민국 미래자동차·에너지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정책의 균형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바람직한 국내 자동차 에너지산업 정책 방향' 발표에서 "주요 국가에서는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는 판단 하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통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면서 "보조금 정책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전기차가 친환경성에서 내연기관차를 압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서부 지역은 전기차, 북부와 동부 지역은 내연기관차가 친환경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친환경성은 전기차 여부 보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만약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많이 생산한다면 이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이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친환경차 정책은 단편적이고 대증적인 접근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일본 사례를 참고해 통합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홍일표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하고 미래에너지정책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포럼 에너지4.0이 주관했다.
홍 의원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및 에너지 산업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기술성, 환경성, 경제성, 산업 측면 등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정책이 면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토론회에서 발표자와 패널 간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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