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019년에는 본격적인 5세대(5G) 통신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5G는 이론상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약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대용량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오갈 수 있는 데이터 고속도로가 뚫렸다. LTE에서는 데이터 크기와 속도에 대한 부담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될 통신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ICT 기업들은 5G 시대 먹거리로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스마트팩토리,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꼽는다. AI가 더욱 고도화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도 중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대상으로 5G 전파를 송출했다. 올해 5G 전파가 도달하는 지역이 더 늘어나고 3월 이후 스마트폰을 활용한 5G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이러한 서비스들은 더욱 소비자 가까이 다가갈 전망이다. <뉴스토마토>는 ICT 기업들이 5G 시대에 먹을거리로 삼는 AI, 스마트팩토리, VR·AR에 대해 전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스마트팩토리는 5G 시대를 맞아 제조업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제품의 설계·개발부터 생산, 유통·물류까지 제조 전 과정에 걸쳐 ICT가 도입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공장 생산 라인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설치된다. 센서들로부터 나온 하루 평균 수십테라바이트(TB) 이상의 공정 데이터가 5G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고도화된 AI 플랫폼은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 운영자에게 제안한다. 데이터와 AI는 운송 과정도 혁신할 수 있다. 주문량과 고객의 위치 등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운송 경로를 알려준다. 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운송비를 최소화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렇듯 스마트팩토리는 IoT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많은 기술이 결집되다보니 이제껏 경쟁 관계에 있지 않았던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놓고 격돌할 태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16년 1209억달러(135조원)에서 오는 2022년에는 2054억달러(24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를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삼성SDS·SK㈜ C&C·LG CNS·포스코ICT 등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갖추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은 주로 설비·검사 장비와 물류 시스템에서 나오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의 현재 상태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같은 그룹의 제조 계열사에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우선 공급해 적용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이통사들도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원하는 기업 고객에게 5G망·특화 솔루션 ·데이터 분석 플랫폼·단말을 올인원 패키지로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인원 패키지는 IT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구축 단가를 낮추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현장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신설한 5G 플랫폼개발단이 K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스마트시티·커넥티드카 등 B2B(기업간거래) 영역의 5G 사업을 맡고 있다. KT는 지난해 12월1일 5G 전파를 송출한 이후 1호, 2호 가입자를 모두 로봇으로 유치하며 B2B 시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1호 가입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안내로봇 ‘로타’, 2호 가입자는 달콤커피의 5G 무인 로봇 카페 ‘비트’이다.
물리·정보보호 기업들에게도 스마트팩토리는 기회다. 스마트팩토리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물리적, 시스템적 보안이 필수적이다. SK인포섹·안랩과 에스원·SK텔레콤(ADT캡스) 등 주요 보안 기업들은 자사의 보안 플랫폼 및 관제 시스템을 스마트팩토리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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