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정상화 불가능한 학교·법인 폐쇄·해산 법조항은 합헌"
2019-01-02 12:00:00 2019-01-02 12:38:1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여러차례 시정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정상화를 하지 못한 학교나 학교법인을 폐쇄 또는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한 법규정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정상적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학교 폐쇄를 명할 수 있도록 정한 옛 고등교육법 62조 1항 1·2호(폐쇄명령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헌재는 교과부장관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학교법인을 해산시킬 수 있도록 정한 옛 사립학교법 47조 1항 2호(해산명령조항)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결정문에서 "심판대상인 폐쇄명령조항이 학교폐쇄가 가능한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내용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 조항이 사립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의 최소한의 수준을 담보하기 때문에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등 역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조항에 따라 학교가 폐쇄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교육에 관한 국민의 권리보호라는 공공의 이익이 학교 폐쇄로 인해 학교법인 등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면서 "그렇다면, 폐쇄명령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기 때문에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사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해산명령조항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학교법인을 퇴출시켜 학교법인이 사립학교 설치·경영이라는 목적 달성에 충실하도록 하게 하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의 존립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전체 교육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 존재 의의를 상실한 학교법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해산시키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판대상 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해 사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 2011년 8월 전남에 있는 A학교법인이 학사관리와 교비자금 등과 관련해 비리가 연이어 발생하자 수차례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법인은 교과부의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을 하지 못했고 교과부가 학교폐쇄와 법인 해산을 명령하자 심판대상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심판대상인 옛 고등교육법 폐쇄명령조항은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경우 교과부 장관이 학교와 학교법인에 대해 폐쇄를 명할 수 있다면서 중과실에 의한 법 위반, 교과부장관의 명령을 여러번 위반한 경우 등을 들고 있다. 옛 사립학교법도 학교법인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교과부장관의 해산명령을 인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청사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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