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 여파로 감소했던 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이 작년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대기업대출 잔액 상승이 일부 은행에만 국한된 현상인데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작년 말 75조1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말 대기업대출 잔액 73조3440억원보다 2.4%(1조7877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들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2016년 77조6920억원에서 2017년 말 5.6%(4조3480억원) 감소한 바 있으나 작년 성장세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대기업대출 확대 움직임이 다소 엇갈렸다. 국민은행의 작년 말 현재 대기업대출 잔액은 18조2464억원으로 2017년 말 16조1453억원보다 13.0%(2조1011억원) 증가했으며 KEB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14조6939억원에서 15조1928억원으로 3.4%(4989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2017년 각각 전년 대비 4.0%(6640억원), 5.3%(8223억원) 감소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서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대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000030), 농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 감소세는 작년에도 지속됐으나 잔액 감소폭은 2017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신한은행의 작년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4조774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16조2316억원, 10조6861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잔액 감소폭은 작년 2.0%(3065억원)으로 2017년 말 7.3%(1조1941억원)보다 줄었으며 우리은행의 감소폭 역시 2017년 6.1%(1조772억원)에서 작년 말 2.6%(4334억원)으로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 감소폭은 2017년 말 5.2%(5904억원)에서 작년 말 0.7%(723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은행이 대기업대출 역성장에서 탈출했지만 은행권에서는 성장세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취약업종 구조조정 여파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 역시 줄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진 이후 자금수요가 줄어들고 기업들이 자금을 직접 조달하려는 추세가 이어져 대기업대출도 감소세를 보였다"라며 "작년의 경우 일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이 상승세로 전환했으나 눈에 띌 정도의 성장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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