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승인 투표가 부결된 가운데, 브렉시트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16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의 본질에 대해서는 재협상을 할 수 없다"면서도 "영국이 새로운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제안이 들어올 경우 EU는 수용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뤼셀이나 런던에서 그 누구도 혼란을 바라지 않는다"며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피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같은 날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EU는 영국 의회와 국민들에게 추가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며 브렉시트 절차 연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앞 광장에서 브렉시트 반대시위를 벌이던 한 남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도 이 같은 시각에 동조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카니 총재는 이날 하원 재정소위원회에 참석해 "금융시장이 전날의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부결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이 '노딜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며 "브렉시트가 연기될 수 있다고 보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15일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표결에 부쳤다. 합의안은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됐다. 영국 의정 역사상 정부가 가장 큰 차이로 의회에서 패배한 기록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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