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킬러 콘텐츠 만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는 3월 일반 소비자가 5G를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출시되지만,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대비 변화된 속도 등을 체감할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미디어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용량 데이터 영상을 끊김 없이 전달해 소비자의 5G 체감을 높이고, 초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계산이다.
SK텔레콤은 5G의 뚜렷한 변화는 동영상 콘텐츠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전사적으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결국 5G의 잠재력은 TV에서 느낄 수 있는 미디어를 휴대기기로 넣는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디어 콘텐츠 확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와 손도 잡았다.
우선 가상현실에서 함께 노래를 할 수 있는 VR 서비스인 소셜 VR x 에브리싱과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아바타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홀로박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소셜 VR x 에브리싱은 SKT의 가상현실 플랫폼 소셜 VR과 SM엔터테인먼트의 노래방 플랫폼 에브리싱(everysing)을 합친 서비스다. VR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로 들어가 다른 참여자와 함께 노래 부르기 등을 할 수 있다. 나의 아바타가 친구나 케이팝 스타와 춤과 노래를 함께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홀로박스는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서비스다. 홀로그램으로 전신이 구현된 사람 모습의 아바타가 몸짓과 표정을 바꿔가며 실시간으로 대화에 응할 수 있다.
모델들이 '소셜(Social) 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KT는 VR 게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우선 3월 5G 스마트폰과 함께 그라비티, 오아시스 VR 사 등과 VR 게임을 준비 중이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클리커(Ragnarok Clicker)는 화면 클릭을 통해 몬스터를 사냥하고, 주인공을 강하게 만들어 스토리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오아시스사의 러브 레볼루션은 실제 모델을 영상으로 등장시켜 진행하는 가상현실 데이트 게임이다. 고용량 데이터 게임을 5G 스트리밍을 통해 지연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5G 스마트폰과 별도로 독립형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인 기가라이브TV로도 VR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미 기가라이브TV에는 1인칭 VR 슈팅게임(FPS) 스페셜포스VR 등이 탑재돼 있다. KT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게임을 활용한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고, 여러 게임 개발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분주하다. 앞선 준비로 LTE 시대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것처럼 5G 시대에도 저력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의 성장동력이 향후 10년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G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글로벌 기업 구글과 VR 콘텐츠 공동 제작에 전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를 통해 VR·AR 분야에서 1등 사업자가 되고,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케이팝 콘텐츠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스타들의 개인 일정을 함께 하는 코스, 공연 관람 및 백스테이지 투어, 스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숙소 투어, 스타의 프라이빗 공간 엿보기 등이 제작될 예정이다. VR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한다.
세계 주요 통신사들도 AR과 VR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며 5G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미국 버라이즌은 프로농구(NBA)팀 새크라멘트킹스와 손잡고 VR 기기를 통해 농구 경기를 360도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5G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NTT도코모는 5G를 활용해 8K 해상도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실시간 중계하는 데 성공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VR과 AR을 활용한 실감형 서비스가 소비자들이 5G를 체감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게임, 미디어 분야의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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