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지 못한 근로자가 체당금 신청시 아무리 빨라야 7개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그 기간이 2개월로 확 줄어든다. 퇴직자 뿐 아니라 재직자도 체당금을 받을 수 있고, 재직자가 신청할 수 있는 소액체당금 지원한도는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임금체불 청산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임금체불 노동자의 생계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체당금은 회사가 도산해 임금을 받지 못한 퇴직자에게 정부가 돈을 대신 주는 제도다. 소액체당금은 도산하지는 않았지만 임금 지급 여력이 없는 기업을 대신해 정부가 퇴직자에게 퇴직금을 주기 위해 2015년 7월 도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체당금은 지방고용노동청의 '체불사실 조사→자체청산 지도→체불확인서 발급→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와야 받을 수 있다. 최소 7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개편을 통해 이 기간을 크게 줄였다. 체불확인서가 발급되면 법원 확정 판결 없이도 바로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체불확인서를 받은 뒤 단 두 달이면 정부로부터 체당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퇴직자에게만 지원되는 소액체당금을 가동 중인 사업장의 재직자까지 확대 적용한다. 올해 7월부터 최저임금 수준 근로자이면서, 가구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이어야 일단 대상이 된다. 2021년 7월부터는 가구소득과 상관없이 최저임금 120% 수준인 노동자까지 대상을 넓힌다.
소액체당금 상한액은 현 400만원에서 올해 7월부터 1000만원으로 늘린다. 도산한 사업장의 퇴직자에게 지급되는 일반체당금 지원한도액도 2020년에 1800만원에서 2100만원으로 올린다.
체당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업주를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체당금 지급과 동시에 사업주로부터 신속히 변제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국세체납처분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임금 체불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체불예보시스템도 도입한다. 사업장의 체불이력이나 사회보험료 체납정보 등을 토대로 사업장 체불 징후를 미리 알아내 집중 점검하는 방식이다.
국내 임금체불 피해는 증가 추세다. 2012년 1조1771억원이었던 피해액은 2014년 1조3194억원, 2016년 1조428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조6472억원까지 치솟았다. 피해노동자는 지난해 35만2000명에 달했다. 미국과 일본은 체불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0.2~0.6% 수준인데 반해 우리는 1.7%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39%), 건설업(18%), 도소매·음식숙박업(13%)에서 주로 발생했다. 3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의 68%를 차지해 임금체불이 집중됐다.
세종=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