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 다운사이징(Downsizing)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차에 다운사이징 엔진이 적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다운사이징은 엔진의 크기와 배기량을 줄여 배출가스를 감소시키면서도 최신 기술이 적용된 터보엔진을 사용해 기존 자연흡기 엔진보다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월 출시 예정인 쌍용자동차의 신형 '코란도'에는 기존 2.2리터 디젤엔진 대신 1.6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또한 선택적 환원 촉매(SCR)를 적용해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뉴 푸조 508'은 기존 1.6 BlueHDi 엔진에서 1.5 BlueHDi 엔진으로 변경됐지만 최고출력은 120마력에서 130마력, 복합연비는 13.8km/ℓ에서 14.6km/ℓ으로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C220 d'의 경우 최신 디젤 엔진인 'OM645'가 탑재됐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배기량은 2143cc에서 1950cc로 낮아졌지만 최대출력은 170마력에서 194마력으로 대폭 향상됐다.
말리부에 탑재된 1.35리터 엔진 모습.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말 '말리부' 출시 당시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개념을 선보이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에 1.35리터 직분사 가솔린 E-Turbo 엔진과 1.6리터 디젤 엔진을 추가했다. 특히 1.35리터 E-Turbo 엔진은 기존 1.5리터 터보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은 166마력에서 156마력으로 낮아졌지만 연비는 12.7km/ℓ에서 14.2km/ℓ까지 향상됐다. 국내 가솔린 중형세단에서는 최초로 복합연비 2등급 및 첨단 배출가스 저감 기술을 바탕으로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더 작은 엔진에서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으며, 차량 무게까지 가벼워지면서 연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현재의 고배기량 엔진으로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친환경차의 인기가 높아지는 점도 다운사이징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장도 "앞으로는 고급 브랜드의 상징적인 럭셔리 모델 외에는 신차에 다운사이징 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수입차는 국제표준배출가스 시험방식(WLTP) 기준 충족을 위해서라도 이런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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