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심석희 선수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항소심에서 더욱 무거운 형량을 받았다.
30일 수원지방법원 형사4부(재판장 문성관)는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코치가 평창올림픽 개막을 20일 앞두고 폭행을 가해 경기력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심 선수는 여전히 피고인에 대해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등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조 전 코치는 지난 2012년에도 중학생을 골프채로 폭행해 손가락이 부러지는 상해를 가했다. 처벌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합의 등을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이라는 선처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조 전 코치는 피해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체육계 지인을 동원해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다"며 "피해자 2명이 최근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했다. 피해자와의 합의는 자유로운 의사라기 보다는 사실상 강요에 가깝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 대해 "폭력을 지도방식으로 사용하는 지도자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선수의 인권 보호, 폭력을 방지할 필요성이 크다"며 "상황을 참작했을 때 원심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앞서 조 전 코치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해 법정구속됐다. 한편 조 전 코치의 심 선수에 대한 성범죄 혐의가 추가기소돼 또 다른 재판 시작이 예상된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 폭행 등 사건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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