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모바일 5세대(G) 시대를 앞두고 국내외 콘텐츠사업자(CP) 간 망사용료 역차별 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영상 콘텐츠가 현 4G LTE보다 최대 20배가량 빠른 속도로 통신사 망을 통해 이동하면 이용자 수요 역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CP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그만큼 늘어난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사업자에게 정당한 비용, 즉 망사용료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망사용료란 통신사 망을 활용해 콘텐츠를 전송하는 대가로 통신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CP는 망사용료로 수백억원을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는 이에 대한 부담이 0에 가깝다. 이용자 점유율을 앞세워 이 부담을 통신사에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유튜브의 모바일 동영상앱 사용시간 점유율은 86%였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까지 모바일 이용자 120여만명을 확보했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이 지난달 열린 넷플릭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구글은 이러한 망사용료 논란과 관련해 "구글은 이용자에게 더 가까운 곳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에 3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국내 간담회에서 "한국 생태계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놓았을 뿐이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해결안으로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망사용료 규제에 해외 기업이 포함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규제로 풀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페이스북·SK브로드밴드 계약 등 사업자 간 협력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망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 같은 선례를 권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카카오는 이용자 콘텐츠 수요의 접점을 늘려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네이버 2018년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콘텐츠 생태계가 동영상을 중심으로 재편돼 국경과 경계를 넘어 경쟁이 심화하는 중"이라며 "5G 신기술은 생활의 다양한 분야를 연결해 신사업에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실적 발표와 함께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투자를 강화하고 동영상에 힘을 준 서비스 전면 개편안을 발표했다. 카카오도 지난달 모바일 유통에 유리한 짧은 영상(숏폼) 콘텐츠 제작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사업자들은 망사용료 등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에 참여했다. 지난해 2월 정부가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뿐 아니라 페이스북·구글 등 해외 사업자, 통신 3사, 소비자·시민단체, 정부 등이 참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2기 협의회를 구성해 역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네이버가 지난달 브이라이브에 적용한 '리얼타임모드'.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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