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모독 망언’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하고 이들을 징계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한국당이 추천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후보 3명 중 2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망언에 대해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5·18 조사위원 문제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대대적으로 반격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판단은 정치적 판단이고 우리는 자격요건이 충분하다"고 했고,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과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다른 당이 추천한 위원들도 제척 사유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안다면 조속히 내부 절차를 밟아 적임자를 조사위원으로 재추천하는 게 마땅하다. 단순히 '국회 무시다, 정치적 판단이다’라고 주장할 게 아니다. 국회 무시라고 하기에는 청와대가 한국당의 추천 위원들만 문제 삼았고, 정치적 판단 문제 또한 그 근거가 미약하다. 한국당 외 여야 4당이 청와대의 한국당 조사위원 추천 거부 입장에 동조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청와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여러 차례 진상규명 작업이 진행됐지만 발포 경위 및 명령자, 피해자 암매장 실태,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등 핵심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일부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도 이러한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탓이다. 5월단체들은 13일 진상규명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한국당에 재추천을 계속 요구했지만 한국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한국당이 이번 문제를 제대로 반성했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려 한다면 진상규명 취지에 맞게 당장 조사위원부터 교체하는 게 온당하다. 하루빨리 5·18 진상규명 작업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한국당에서 제대로된 조사위원 추천이 이뤄졌을 때 여야 모두 진상조사위의 정상 가동에 조속히 협조해야 한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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