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발 유료방송 시장 재편 '급물살'
구매 후보자 SKT, 딜라이브·티브로드 인수 나서나
KCTA "인수 전 공공성 강화할 제도 마련돼야"
2019-02-14 16:48:00 2019-02-14 16:48: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으면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구매 후보자는 SK텔레콤이다. KT군과 LG유플러스에 밀려 시장점유율 3위로 내려앉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케이블TV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019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케일을 키워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 케이블TV 인수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딜라이브를 비롯해 티브로드, CMB 등 대형 케이블TV(MSO) 업체들이 모두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매물은 오는 7월 채권 만기 연장을 앞두고 있는 딜라이브다. 특히 KT는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지만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시작되면서 딜라이브 인수 검토를 전면 중단했다. KT는 최근 국회에 전달한 KT스카이라이프 공공성 회복 방안에 딜라이브 인수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포함시켰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만기 연장의 어려움으로 최대한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경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 446만5758명으로 점유율 14%를 차지했다. 206만51명의 가입자를 가진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점유율 20.45%에 이른다. 케이블TV 2위인 티브로드를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를 더 바짝 추격하게 된다. 티브로드 점유율은 9.86%다.  
 
점유율 30.86%로 유료방송 업계1위인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도 가만히 있을 입장은 아니다. 다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로 발목이 묶여있다. 오는 25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과방위는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놓고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법안소위에서 합산규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KT스카이라이프를 KT에서 분리하거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공공성을 확대하는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합산규제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유료방송 업계가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는 것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미디어가 필수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몸집을 키워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공세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다만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앞서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 대상이 된 케이블TV 사업자를 대표하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케이블TV 역할 강화 △케이블TV 지역사업권 유지 및 지역성 구현 △고용 승계 및 보장 등을 위한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전국 사업자인 통신사와 20여년간 지역 사업을 수행한 지역매체간의 결합인 만큼 인수 이후 나타날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통신사와 방송사의 역할 분담을 통한 경쟁체제 확립, 시청자와 산업계의 혼란 최소화 및 지역 미디어의 공공성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종합적인 정책 목표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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