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에 분노…함께 맞서겠다"
문대통령, 광주지역 원로들과 간담회…연이어 5·18 폄훼 강경대응
2019-02-20 17:12:39 2019-02-20 17:24:3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광주 지역 원로들을 만나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부 망언이 계속된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또 "진상규명은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약속과 함께 5.18 역사 폄훼 시도에 대해서는 함께 맞서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폄훼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낸 것은 지난 18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헌법정신이 담긴 5·18 무력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원로들과 약 70분간 오찬 간담회를 하고 "광주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5·18 역사 왜곡을 바로 잡으려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다"면서 "상처받은 5·18 영령들과 희생자, 광주 시민들께 대통령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5·18 유공자들과 함께 광주지역 내 3·1운동 및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사업 관계자, 민주화운동 원로, 전 YWCA 사무총장 등이 자리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각 지역 원로들을 초청해서 지역 민심과 현안에 대한 진솔한 생각들을 듣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라며 "향후 다른 지역 원로들도 순차적으로 초청할 계획"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취임 직후 5·18기념식에 참석해 5·18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천명한바 있다"면서 "5·18은 국가의 공권력이 시민의 생명을 유린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광주시민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희생 속에서도 맞섰고, 이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둥이었다"면서 "그 위대한 역사와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뤄야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5·18이 광주의 지역적인 사건, 지역적인 기념 대상, 광주만의 자부심이 아니라 전 국민의 자부심, 기념 대상으로 승화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면서 "4·19나 6월 항쟁처럼 전국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그리고 민주주의를 더 빛내고 오늘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역사적인 운동이었다는 점들이 될 수 있게끔 다른 시민운동 세력들과 함께 연대를 많이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후식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문 대통령의 지난 18일 '역사 왜곡과 폄훼는 우리 민주화의 역사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역사를 바로 세워준 데 대해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또 △지역 독립유공자 발굴 △5·18 특별법 제정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간담회는 5·18 진상규명과 정신 계승에 대한 정부의 확고하고 일관된 의지를 전달하며, 5·18 단체 및 광주 시민의 민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광주지역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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