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윤곽이 나오며 향후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르면 다음달 말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25일 게임업계와 IB업계 등에 따르면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TPG, KKR 등 사모펀드(PEF)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진행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후보를 추리는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 작업이 이뤄지는데 여기에 일주일 안팎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이번 주면 입찰에 참여할 후보 윤곽이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이후 4~5주 정도의 실사기간이 필요해 이르면 다음달 말에야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게임업계는 넷마블과 카카오의 국내 기업 2파전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만 IB 업계에서는 너무 이른 관측이라는 평이 나온다. 넥슨이 넷마블에 매각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넥슨과 넷마블의 과거 껄끄러운 관계가 있다. 지난 2015년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울 당시 넷마블이 엔씨 손을 들어준 일이 있다. 넥슨이 엔씨 지분 15.08%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며 두 회사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었다. 이때 넷마블이 엔씨 자사주 매입으로 엔씨·넷마블 연합을 구성해 엔씨의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줬다.
이를 두고 넥슨·넷마블 갈등이 넷마블의 넥슨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넷마블은 NXC 지분 매각 예비입찰 초대장(티저레터)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국내 게임업계에서 큰 덩치를 자랑하지만 넥슨이 넷마블에 매각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13일 넷마블 2018년 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일부 경쟁이 부각돼 보여도 두 회사 최고경영진은 오랜 시간 교류하며 잘 지내왔다"고 해명했다.
카카오의 미묘한 입장 변화도 주목된다. 카카오는 넥슨 인수전 참여가 알려진 뒤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카카오가 예비입찰 직전 "노코멘트"로 바꿔 사실상 카카오가 넥슨 인수를 위한 자원을 끌어모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넷마블은 카카오와 달리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다. 해외 매각 시 국내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혀 넥슨 인수전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글로벌 대형 PE와 협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숏리스트가 나오면 어느 기업이 인수에 앞설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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