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당부한 반면 황 대표는 "공정거래가 기업을 죽이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황 대표를 예방하고 "최근 (정부가) 주력하는 게 공정거래법 개정이다. 혁신성장 실현이나 시민 방어권 보장의 절차적 정당성을 높이고 재계가 필요해하는 부분도 담아서 21세기 상황에 맞는 경제 입법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한국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올해 국회 파행으로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간 수차례 국회를 다니며 설득에 전력하고 있는 김 원장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37년 만에 추진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전속고발권 일부 폐지,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확대 등 쟁점이 큰 내용들이 담겨있어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대한 자료를 직접 준비하며 공을 들였다. 그는 "한국 경제에 봉착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정경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정경제는 경기가 좋다고 앞서가지도 않고 경기가 나쁘다고 해서 후퇴하지도 않는 전진적이고 일관된 속도로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계와도 실무차원에서 여러 의견을 교환해 정책이나 입법 차원에서도 재계가 우려한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 개편안은 한국당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입법돼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 많다"고 재차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공정거래 질서가 잡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불편하지 않아도 되는데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없는지 잘 살펴봐 달라"고 맞섰다. 그는 "공정거래도 기업 죽이려는 길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향에서 올바른 공정거래가 지도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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