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4월 주택가격 공시가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 집값이 4년6개월만에 하락한 지난달 1일 서울 용산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주택 시세표가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부푼 거품이 조금씩 빠지면서 적정 가격으로 조정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규제가 계속되면서 주택 매매가는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 속에서도 집값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기는 의견이 관심을 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다음달 공동주택공시가격 발표가 집값의 방향을 가르는 기점이 될 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발표 이후 보유세 부담이 감내 수준이면 지금보다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 반등의 기대감을 키워 집값이 소폭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팀장 역시 "큰 흐름에서는 집값의 하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내 집값이 소득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더 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학계는 서울의 연평균 가구소득 대비 집값(PIR·Price to Income Ratio)이 선진국의 주요 도시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이 지난 1월 발표한 ‘글로벌 주요도시의 주택가격 비교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PIR은 21.1로 뉴욕 11.3, 도쿄 13.1, 벤쿠버 16.2 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비율(PRR·Price to Rent Ratio)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PRR은 74.7이었다. 베이징이 65.4, 홍콩이 53.9, 도쿄가 40.9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 집값이 가구 소득과 임대료에 비해 고평가 돼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서울을 중심으로 볼 때 국내 집값은 소득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집값이 조금 더 떨어질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 그동안 집값이 상승해온 것에 비하면 하락세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폭도 작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 기준 주택 매매가격은 2016년 4월부터 꾸준히 상승해왔다. 하락세에 접어든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12월 주택 매매가 하락폭은 0.01%, 올해 1월은 0.15%, 지난달은 0.12%였다.
한쪽에서는 이러한 집값 하락이 초래하는 거래 절벽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박 교수는 "집값을 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로 인한 거래 절벽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진단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1월부터 전년 동월에 비해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정도 떨어졌고 12월, 올해 1월에는 각각 27.45%, 34.13씩 떨어지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박 교수는 "주택 매매가 줄어들면서 이사하는 가구가 적어지면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등 주택 거래에 관련된 후방산업이 덩달아 침체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집값 하락은 지속적으로 유도하되 거래 절벽을 해소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양도세 완화 등으로 얼어붙은 거래 심리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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