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전두환씨가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광주 땅을 39년 만에 다시 찾는다.
전씨는 11일 오후 2시30분 장동혁 광주지법 형사8단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모독 발언으로 논란을 낳은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과 지만원씨로 인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씨가 이날 법정 안팎에서 어떤 말을 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씨 측은 조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표현을 강조하고자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기존 태도를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남편은 민주주의 아버지"라는 망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부인 이순자씨가 동석신청으로 함께 재판을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말을 할지도 주목된다. 이씨의 발언 이후 광주 시민단체들은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언이다. 자신들의 행동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는데 재판 당일 두 사람을 규탄하는 집회를 비롯해 보수단체의 집회가 함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었던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서술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됐었다. 하지만 전씨는 "서울에서 재판에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이송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두 차례 더 재판기일이 연기된 끝에 지난해 8월27일 첫 공판이 열렸다. 하지만 전씨는 하루 전 "2013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불출석했다.
이후 전씨는 지난해 9월21일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담당 이전 신청을 냈으나 광주고법과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1월7일 재개된 재판에서는 독감·고열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재판부는 11일 구인장을 발부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고 마지못해 전씨가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10개월 가까운 공전 사태를 끝냈다.
법원은 8일 법정에 앉을 수 있는 65석보다 많은 80명이 방청권을 신청함에 따라 추첨을 거쳐 배부했다. 법원은 재판 당일 보안 강화를 위해 법정 앞 보안검색대와 통제선 등을 설치하고 이전처럼 경찰 기동 80여명을 법정 안팎에 배치해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
전씨는 12·12 쿠데타와 광주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1997년 4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형이 확정됐다가 그해 12월 특별사면됐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관계자가 지난 1월14일 전두환씨 자택 앞에서 전씨 재판 출석과 이순자씨 망언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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