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 300명에서 270석으로 10% 줄이고, 비례대표를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4당이 '선거법+개혁법안 패키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일종의 역제안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의원으로 의원정수를 270석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안으로 제시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에 대해선 "내각제 개헌 없이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여야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경우 "의원 총사퇴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이는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방안은 비례대표를 없애고 현재 253석인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를 오히려 17석 늘리겠다는 것으로,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권고한 '비례성 강화' 정치개혁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일각에선 국민들의 정치혐오 정서를 부추겨 선거제 개혁 논의의 판 자체를 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바른미래당 등 야 3당은 11일 여의도 인근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선거제도+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의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은 민주당이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결정한 선거제 개혁안 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 사법개혁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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