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선도 ‘친환경보일러 의무화’ 정책, 전국으로 확대
대기환경개선특별법 13일 국회 통과, 서울시 노력 결실
2019-03-13 17:53:19 2019-03-13 17:53:26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환경표지인증기준을 충족한 친환경 보일러만 공급·판매하자는 서울시의 목소리가 국회까지 설득했다. 국회는 13일 본회의에서 친환경보일러 의무화, 수도권 외 지역으로 대기관리권역의 확대 등을 담은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환경개선특별법)’을 통과했다.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은 친환경보일러 의무조항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2020년.3월부터 대기관리권역 내에서는 환경표지인증기준을 충족한 친환경 보일러만 공급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앞으로 노후 보일러 교체나 건물 신축 시에는 친환경보일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난방·발전 분야는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비율(39%)을 차지하며 이 중에서 가정용보일러가 46%를 차지하지만 그간 가정용보일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관리할 수 있는 관련 법령이 부재했다. 대기환경개선특별법 제정으로 난방분야의 미세먼지 발생량 감축이 기대된다. 대기관리권역의 확대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으로 의무조항이 확대됐다.
 
이번 법안이 제정되는 과정에는 서울시가 큰 역할을 했다. 서울시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친환경보일러 의무화를 건의해 왔다. 대기관리권역의 전국 단위 확대,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인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친환경보일러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2017년 6월부터 수 차례 건의한 바 있다. 지난해 7일 지방4대협의체 대표들과 간담회 당시에도 지방자치단체별 저감대책 시행의 한계를 인식하고 공동대책을 수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서울시는 가정용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10월 6개 보일러 제조사와 함께 BC카드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가격할인, 무이자할부, 에코머니 제공 등의 혜택을 담은 친환경콘덴싱보일러 확대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부터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변경해 10만㎡ 이상 대형건축물 신축 시 친환경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서울시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 조례에서 500~10만㎡ 중 30세대 이상 건축물에 대해 환경마크 인증 친환경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일반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는 질소산화물이 173ppm인데 비해 친환경콘덴싱보일러는 20ppm으로 질소산화물 배출이 1/8에 불과하다. 또한 열효율이 92%로 일반보일러(80%)에 비해 높다. 현재 서울시에 설치된 10년 이상 노후 일반보일러가 91만대에 달하고, 이 중 한 해 25만대를 친환경보일러로 교체 시 약 4년간 100만대를 친환경보일러로 바꿀 수 있으며 이는 노후경유차 약 8만대를 조기폐차하는 효과와 같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15일부터 12월31일까지 짧은 기간 동안 약 1만9400여대의 친환경보일러를 보급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별법 공포 후 1년이 경과된 2020년 3월 친환경보일러 설치 의무화가 시행되기 이전에 올해 가격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만큼 친환경 보일러 구입을 서두르는 것이 이득이다.
 
친환경콘덴싱보일러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 외에도 일반보일러에 비해 연간 약 13만원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보일러제조사의 관련 기술개발을 촉진해 세계 친환경보일러 시장을 선점하고 에너지소비량 감소로 인한 온실가스 감소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의 친환경보일러 의무화 도입 사례를 보면 EU의 경우, 에너지 지침을 개정해 NOx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설치·판매를 의무화했고, 도쿄는 2008년부터 소규모 연료 기기의 NOx 저감을 위한 조례 규정을 도입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친환경보일러 보급률이 90%를 웃도는 등 친환경보일러 사용이 보편적이다. 
 
이번 법안 제정으로 노후보일러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시가 추진하던 친환경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을 확대추진하고 기존에 사업에 참여하던 BC카드 외에 신한카드도 협력에 참여할 계획이다. 친환경콘덴싱보일러 교체 시 16만원을 지급하던 보조금 사업은 저소득층과 임대아파트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공익협력사업은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해 서울시 노후보일러를 친환경보일러로 바꿀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법안은 미세먼지도 줄이고 난방비 부담도 줄이는 일석이조로, 그동안 대기질 개선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과 제안이 수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금천구의 저소득층을 방문해 보일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금천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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