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청각장애인 기사님이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입니다. 호출을 수락하시겠습니까'. 택시에 올라타 태블릿에 음성으로 목적지 '연희초등학교'를 말하자 목적지는 곧바로 기사 폰으로 전송되고, 택시가 출발한다. SK텔레콤의 T맵택시와 고요한택시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코액터스와 협업한 청각장애 택시기사가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 내용이다.
SK텔레콤은 14일 청각장애 택시기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수입도 높일 수 있는 전용 T맵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1~2주간 서울·남양주·경주 등에 있는 청각장애 택시기사 12명을 대상으로 앱 교육을 진행하고 이달 중 정식 배포에 나선다.
앞서 SK텔레콤은 사회적 기업 코액터스와 지난해 6월부터 청각장애 택시기사 지원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지난 6일에는 SK에너지와 함께 고요한택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여지영 SK텔레콤 TTS 유닛장은 이날 진행된 설명회에서 "T맵택시가 대대적으로 개편한지 불과 100여일밖에 되지 않아 갈길이 먼 상황이지만, '마음으로 갑니다'라는 T맵택시 슬로건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하게됐다"라며 "고요한택시가 만든 길을 더 넓혀나가는 데 T맵택시가 일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14일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왼쪽)와 여지영 SK텔레콤 TTS 유닛장이 청각장애 택시기사를 위한 티맵택시 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전용 앱은 기존의 T맵택시 앱에 △콜 누락 방지를 위한 깜빡이 알림 △특이사항 전달을 위한 택시기사·고객 간 메시징 기능 △고요한택시 배차 시 알림 기능 등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의 영업활동에 필요한 기능들이 추가됐다. 또 SK텔레콤은 운행 중 콜 수락 시선 분산을 막아 안전한 운전을 도와주는 콜잡이 버튼을 청각장애 기사들에게 무상 제공한다.
고요한택시 전용 T맵택시 승객·기사용 앱(왼쪽)과 고요한택시 음성인식 태블릿. 사진/이지은기자
여 유닛장은 "지난해 11월 T맵택시 개편 이후 승객 가입자는 24만명에서 213만명으로 9배가량, 기사 가입자는 6만명에서 18만명으로 3배가량 성장했다"며 "경제적 효과를 따지면 18만명 기사들을 위한 범용 서비스 출시하는게 상식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12명의 기사에 주목해 그 뒤에 있는 대한민국 청각장애인 30만명을 봤다"면서 "더 나아가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등 더 많은 분들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코액터스는 올해 12대의 고요한택시를 1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각장애 기사 고용을 확대해 서비스 저변을 넓히려는 것이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전용 앱 출시로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의 택시 기사 진출이 가능해졌다"며 "신청을 받고 있는 청각장애 택시기사 면허 취득 교육과정에는 이미 서울·경기·대구 등의 지역에서 40여명이 등록해 면허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유닛장은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SK에너지가 청각장애 기사를 고용하는 법인에 할인혜택을 주는 식의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앱 출시가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채용에 힘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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