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OTT 푹의 결합이 오는 4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OTT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 연합군의 협력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이들이 국내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글로벌 OTT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OTT 통합법인은 4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통합법인 출범을 앞당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 적정한 시점을 내달로 의견을 모았다는 얘기다. 양측은 앞서 지난 1월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OTT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지상파 3사는 OTT 통합법인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지상파 3사가 각각 대표를 추전했고, 이 가운데 초대 대표를 선임하기로 했다.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지상파를 중심으로 통합법인 수장을 맡게 하고, SK텔레콤은 국내외 마케팅을 담당해 통합 법인의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중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법인의 지분율 산정을 비롯해, 서비스 출시 전까지 서비스 이름과 가격 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B 모델이 자사 OTT 옥수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B
통신사와 방송사 간 OTT 통합법인은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시청 패러다임이 기존 수동형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보는 능동형 시청으로 변화하고 있어 국내 OTT 경쟁력 제고는 필수적 과제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합작법인은 지상파 3사가 보유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외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활발한 제휴·협력을 통해 양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수급·공동 제작하는 등 향후 방송사와 제작사를 비롯해 다양한 파트너와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계획이다. 옥수수와 푹의 수익 모델은 넷플릭스와 유사한 구독형 방식의 주문형비디오(VOD)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사업모델 구축은 1인 미디어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유튜브는 1인 방송 시장을 장악했으며, 검색채널로의 활용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KT그룹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의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2000명의 응답자 가운데 1인 방송을 보기 위해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응답자가 90.6%에 달했다. 또한 10명 중 6명이 유튜브를 검색채널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영상, 음악, 채널구독, 검색 등 전방위에 걸쳐 유튜브의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유료 OTT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강세였다. 응답자 중 총 43.6%가 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넷플릭스를 본다는 응답이 34.9%로 가장 많았다.
통합법인이 성장궤도에 오른 OTT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면 한류 콘텐츠의 해외 판로 개척에도 나설 수 있다. 인터넷 스트리밍이 보편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됐고, OTT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콘텐츠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동력화가 시급하다'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OTT 서비스 규모는 지난 2012년 63억달러(약 7조1200억원)에서 지난 2017년 247억달러(약 27조9000억원)로 연평균 31.4% 성장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전세계 OTT 매출의 57%는 넷플릭스(40%)·아마존 프라임 비디오(10%)·훌루(7%)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작법인은 글로벌 파트너와 제휴를 통해 한류 콘텐츠를 확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올해 안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해 통합법인을 경쟁력 있는 글로벌 OTT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싱가포르텔레콤과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싱가포르텔레콤의 OTT서비스인 훅(HOOQ)과 협력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포석이다. 훅은 싱가포르텔레콤이 2015년 소니픽처스, 워너브라더스와 설립한 합작회사(JV)로, 싱가포르와 필리핀,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통신과 방송이 손을 잡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OTT 연합도 국내외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OTT에 적극 맞서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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