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박영선 의원을 내정하고 정보통신(IT) 전문가인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임명하면서, 2기 경제팀에 '혁신'의 색을 두텁게 칠했다. 19일 취임 100일을 맞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신산업 창출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의 화두를 던져준 것이다. 여기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합병(M&A) 관련해 과거 SK텔레콤의 M&A 무산과 빗대 "3년전과 상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육성을 키워드로 하는 혁신 정책이 외연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관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후보자)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기 경제팀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에서 포용적 혁신성장으로 경제정책의 기조를 전환하면서 이른바 '홍·박·김'이 문재인 정부 J노믹스의 실질성 성과 도출을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경제부처 안팎에서는 전날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임명과 함께 조만간 예정된 박영선 후보자의 취임을 계기로 정부가 혁신 경제를 본 궤도에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기 경제팀의 퍼즐을 완성한 만큼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내수부진, 수출위기, 고용쇼크의 3대 악재를 정면 돌파할 것이라는 논리다.
우선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터닝포인트를 마련하는 데 경제부처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과제만도 수두룩하다. 크게 규제혁신, 데이터·인공지능(AI), 수소경제, 5G, 공유경제 등으로 나뉘는 혁신산업 분야에서 전방위 지원이 예상된다. 규제샌드박스 4법(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법·금융혁신법·지역특구법)을 바탕으로 수소차 충전소(규제샌드박스 1호 사업)를 잇는 사업들이 대거 시장에 나올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 2023년까지 데이터시장을 30조원으로 늘리고, AI유니콘 기업 10개와 융합인재 1만명 육성, 수소차 8만대, 5G융합 서비스 실증사업 등이 물밑에서 대기 중이다.
나아가 M&A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예컨대 올해 유료방송업, 게임산업, 조선업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빅딜'이 예상된다. 해운·조선업 및 게임, 방송·통신 분야의 '대형 M&A'가 현실화 되면 시장 자체가 재편될 공산이 큰데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체 경제정책 방향타는 홍 부총리가 쥐고 박영선 장관(후보자)은 제조업 경쟁력 제고와 벤처와 같은 신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김상조 위원장이 M&A 활성화와 공정한 시장 조성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산업혁신을 착실히 추진하고 규제 샌드박스 적용사례를 100건 이상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성과 확산을 위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의 성과가 도출되면 내수부진, 수출위기, 고용쇼크의 3중고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자신했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내외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시장에서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총리가 중심이 돼 새로 꾸려진 2기팀 수장들이 협업하듯 가야 한다"며 "홍 부총리가 지금까지 별로 보여준게 많지 않은데 혁신성장과 경기부양에 대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과감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홍 부총리를 비롯해 각 경제 관련 부처들이 불협화음을 내지말고 경제 살리기와 민생에 올인해야 한다"며 "정치논리에 얽매이지 말고 경제논리에 입각해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탄력근로제와 국제노동기구(ILO)협약 비준과 같은 노동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중요한게 고용인데 단기적 일자리를 늘리는 식의 임시방편은 안된다"며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적극 투자를 유도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균형잡힌 노동정책을 펼쳐야 혁신의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김하늬·백주아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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