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2013년 설립된 엔젤루카는 화장품 제조 회사로 수출 비중이 80% 이상인 수출 기업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엔젤루카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초기 창업 벤처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업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어려움을 의미)을 넘기고 스케일업으로 쭉쭉 뻗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화장품 유통사인 씨앤드케이글로벌과 중국 마케팅·판매를 위한 200억원 규모의 독점 총판계약을 맺었으며, 올해 초에는 일본시장 진출 소식을 알렸다. 엔젤루카 제품 모든 라인업이 한글 패키징 그대로 일본 시장 1만2000여개 점포에서 판매를 앞두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 일본시장 진출은 글로벌 화장품시장에서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엔젤루카 화장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신박함(새롭고 놀라움)에 있다. 소프트휩드크림 바디레시피 5종은 달콤한 소프트콘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패키지와 생크림처럼 나오도록 설계한 특허 받은 별모양의 특수캡이 특징이다. 케이크 데코레이션에 쓰이는 짤주머니를 모티프로 해 기존 제품과는 다른 재밌는 화장품으로 탄생했다. 출시 이후 올리브영 300여개 매장과 신세계면세점, 슈가컵 등 온, 오프라인몰에 입점했으며, 미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 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의 손·발팩인 히팅팩, 쿨링팩 또한 엔젤루카의 창의적 발상에서 나온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온도변화(히팅, 쿨링)로 보습, 각질완화 기능이 있다.
화장품 수출시장의 호황은 엔젤루카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일본시장 진출로 향후 유럽 등 수출 국가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화장품은 K-뷰티에 대한 관심 증대로 최대 시장인 중국, 미국 등 주요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부품을 제치고 처음 수출 2위 품목으로 상승했다. 2018년 화장품 수출 규모는 2010년 대비 11.4배, 전년(2017년) 대비 1.2배 확대하며 덩치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윤경 엔젤루카 대표는 "엔젤루카 화장품은 가격이 아닌 신박함, 창의성, 재미를 가미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엔젤루카 브랜드를 화장품 본 고장인 유럽에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했는데, 의미를 설명해달라.
창업 전부터 엔젤루카 모든 제품의 판매를 일본에서 처음 론칭하고 싶었다. 일본 제품은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상당하다. 일본에서 성공하면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본시장 론칭만으로도 품질 우수성이 확보돼 마케팅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일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년여 동안 현지파트너사와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다. 일본 소비자가 원하는 원료부터, 향, 제형, 제품디자인, 최종소비자가 살 수 있는 가격정책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일본 현지 파트너사와 자사 제품으로 테스트를 했고, 제품 아이디어, 제품패키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일본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라는 결론이 나와 엔젤루카 제품의 한 품목이 아닌 브랜드 전체제품(보들보들 히팅/손발팩(4종), 보습/탄력 얼굴마스크팩(2종), 휘핑크림 바디레시피(5종), 핸드플라워퍼퓸크림(5종)을 모두 수출하게 됐다. 특히 모든 제품 패키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대로 수출되는 데 의미가 있다. 한글 포장 그대로 일본으로 간다. 단일 제품으로 여러 나라에 수출한 적은 있는데, 모든 라인업 수출은 창업 7년 만에 처음이다.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뻤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4월부터 일본 돈키호테(348개 점포), PLAZA(136개 점포), 각 드러그 스토어(상위 10개 회사의 약 1만959개 점포) 등 약 1만2000개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핸드 플라워 퍼퓸크림. 사진=엔젤루카
핸드 플라워 퍼퓸크림. 사진=엔젤루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이며, 잘 나가는 제품은 바로 벤치마킹을 하거나 그대로 카피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금력과 마케팅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친숙하게 어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국내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보고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브랜드뿐 아니라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자신만의 이이덴티티가 맞다면 오히려 중소기업 제품을 더 선호한다. 해외에서는 품질과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다.
중국시장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는데, 2018년 9월(휘핑크림 바디레시피 5종) 3년 120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베이징 파트너사와 직구, 왕홍(SNS 등 온라인상 유명 인사)을 통한 활발한 온라인홍보와 면세점, 뷰티숍 등에 입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4월에는 러시아 드러그스토어(빠도로쓔꺄) 180개 전 매장 입점이 됐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많은 업체들과 미팅을 통해 수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500억원의 매출이 목표다.
엔젤루카의 핵심 제품 1~2가지 소개한다면.
보들보들 히팅/쿨링(손, 발팩)은 기존의 보습 기능만 하는 손, 발 마크스팩의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히팅과 쿨링제품 4종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히팅(발열) 손, 발팩은 뜨끈한 사우나에 들어간 것 처럼 따뜻한 발열작용과 함께 촉촉한 초보습, 발 각질연화 효과까지 느낄 수 있다. 쿨링(청량) 손, 발 팩은 피로감에 지쳐있는 손, 발의 각질연화 효과와 함께 시원함과 보습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신개념 제품이다. 휘핑크림 바디레시피(바디크림)는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달콤한 향인 딸기, 청포도, 바나나, 블루베리요거트의 과일향 4종과 막 샤워하고 나온듯한 바닐라향 등 총 5종으로 구성돼 있다. 달콤한 소프트콘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패키지와 생크림처럼 나오도록 설계한 특허받은 별모양의 특수 캡이 특징으로 실제 생크림을 짜는 듯 쫀쫀한 제형감으로 재미 요소를 강조했다.
히팅, 쿨링 기능이 있는 엔젤루카의 손, 발팩. 사진=엔젤루카
소프트 휩드 크림 바디레시피. 사진=엔젤루카
소프트 휩드 크림 바디레시피. 사진=엔젤루카
2013년 창업 이후 7년째, 그동안의 소회는.
사실 열정만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던 사업이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발의 어머니와 논바닥처럼 갈라져있는 아버지의 발뛰꿈치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부모님에게 따뜻함과 보습을 채워줄 수 있는 어떤 제품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직접 손, 발팩을 만들게 됐다. 고객이 왜 구매해야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만들면 된다'는 철학이 엔젤루카가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7년간 살아남은 비결이다. 앞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의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창업초창기 자금부족으로 인해 기술개발비, 마케팅비, 해외인증비용 등 많은 부분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서 도움을 받았다. 또한 유통채널 확대를 위해 수출 초기에는 각 지자체, 정부기관(코트라, 무역협)등을 통해 바이어매칭, 전시회에 참가해 수출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쌓였다. 해외바이어로부터 도움 문의가 올 정도로 성장했다. 벤처기업협회 SVI 입주기업으로 베트남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과 빠른 성장을 위해 현지화 프로그램, 투자유치 등을 적극 지원받고 있다.
엔젤루카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해부터 기획하고 있는 신제품이 올해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엔젤루카에서 어떤 제품이 출시되는지 기존 시장에 있는 제품과 어떻게 또 다른지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중장기 목표는 화장품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엔젤루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다. 3년 내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세포라' 편집매장, 독일 드러그 스토어 '데엠', '로스만'에 입점하는 게 목표다.
윤경 엔젤루카 대표. 사진=엔젤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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