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 참모진 다수가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측은 "실제 거주하고 있다" 혹은 "상속을 받은 것"이라며 투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평소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강조하면서 "2채 이상 가졌으면 팔라"고 국민들에게 이야기해온 점을 감안하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28일 관보에 '2019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개재한 가운데 청와대는 "청와대 재산공개 대상자의 2주택 이상 보유 사유 등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며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우선 지난해 12월 임명된 황덕순 일자리기획비서관은 3주택자다.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소재 아파트를 2011년 매입한 후 2017년까지 거주했고, 같은 해 배우자의 직장 소재지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으로 이동하면서, 그 지역 아파트 매입해 이주했다. 성화동 아파트는 매각을 시도 중이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 소재한 농가주택은 2010년 주말농장용으로 구입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엄규숙 여성가족비서관은 총 2.2채의 부동산 보유 중이다. 배우자와 공동명의인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에 현재 거주 중이고, 창원대학교 교수인 남편이 주중 거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밀양시 소재 단독주택 보유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단독주택은 시부모 사망 이후 상속한 주택으로 20% 지분을 받아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한기 제1부속실장은 지난해 재산신고 당시 주택 3채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인천 남동구 구월동 소재 복합건물 한 채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서울 송파구 소재 아파트에는 거주하고 있고, 마포구 소재 복합건물은 전세임대 중이다.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서울 관악구와 미국에 2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배우자가 미국 IBM에 재직 중"이라며 "실거주 목적으로 미국 소재 주택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송화 춘추관장은 배우자와 공동 및 배우자 명의로 소유한 노원구 상계동, 중계동 소재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 채에는 2004년부터 시부모가 거주 중이며, 다른 한 채에 실거주 중이다.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은 배우자와 공동 및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재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 채는 모친을 모시기 위해 집 인근에 17평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박종규 재정기획관은 부부 공동 소유로 강동구 고덕동 및 서초구 우면동 소재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녀 대학 입시 문제로 현재 강동구 고덕동에 거주 중이고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는 전세임대 중"이라며 "입시 후 서초구로 돌아갈 것이며, 고덕동 아파트는 이후 매각 계획"이라고 알렸다.
주현 중소벤처비서관도 2주택 보유자다. 실거주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이외에 과거 재직하던 산업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분양을 받은 세종시 새롬동 소재 아파트를 한 채 더 소유하고 있다. 주 비서관은 "현재 산업연구원 휴직 상태라 복귀 후 실거주 목적으로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은 용산구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과 세종시 새롬동 소재 아파트 1채 등 주택 2채 보유 중이다. 이 중 세종시 아파트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시절 세종시 근무목적으로 특별분양을 받아 실거주했다.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 보유중이며, 세종시 소담동 소재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다. 세종시 근무에 따라 특별공급 받은 소형주택으로 법령 규정상 올해 6월 말까지 3년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7월 이후 매도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박진규 통상비서관은 배우자와 공동으로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1채와 본인 소유의 세종시 어진동 아파트 1채 등 총 2채를 보유 중이다. 세종시 아파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시 이전에 따른 특별분양 받은 것으로 실거주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최혁진 사회적경제비서관은 본인 보유의 강원도 원주시 아파트 1채와 배우자 보유의 강원도 아파트 0.5채, 총 1.5채를 보유 중이다. 0.5채는 장인·장모 거주 주택을 비서관 배우자와 처남에게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 준 것이다.
서호 통일정책비서관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아파트 1채와 광주시 북구 본촌동 소재 단독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광주 소재 단독주택은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으로, 현재 모친이 거주 중이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서울 동작동 흑석동에 약 25억7000만원의 복합건물(주택+상가)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김 대변인 배우자가 은행으로부터 1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이 지난 3월14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상가에서 전세를 알리는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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