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대내외 연구기관들이 한국경제 성장률을 속속 낮추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까지 내린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정부의 성장률 전망(2.6~2.7%)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등 2%대 중반 달성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3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로 유지했지만 "한국경제가 여전히 경기 하강국면에 위치해 있고,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경기회복의 조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경연은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던 수출부문 증가세 둔화가 성장률 저하의 주요요인으로 꼽고 기존 2.7%에서 2.4%로 낮춰 잡았다. 무디스의 경우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까지 내려 우리 경제전망이 어둡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경기 평택항 자동차 선적부두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0.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사진/뉴시스
국내성장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데는 한국경제의 엔진이었던 '수출부진'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연은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수치를 유지했지만 수출입 증가율 전망치는 3.7%에서 0.7%로 대폭 하향 조정된 0%대를 제시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으로 인한 교역증가율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최대수출시장의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 반도체 시장위축도 수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반도체 등 주력 품목과 대중국 수출의 부진으로 이달 수출도 마이너스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1~20일 수출은 2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9% 감소했는데 이 추세라면 4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실물경제 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이 수치로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3대 실물경제 지표인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세를 보였는데 특히 산업생산은 거의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고, 투자도 5년여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홍준표 현대연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성장세 소실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 탈피를 위한 방안마련이 시급하다"며 "투자활력 제고 뿐 아니라 국내수출 경기 하강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와 위기극복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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