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오는 5월 국내 담배 시장에 미국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이 출시되면서 시장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전자담배 비중이 아직 미미한 상태에서 전자담배 1위 필립모리스는 경쟁사와 더불어 시장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일반담배 1위인 KT&G는 기존 시장 파이를 뺏기면서 전자담배 신사업도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경쟁사의 출현은 경계 대상이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생소하기 때문에 시장에 안착할지 의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쥴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진/쥴 홈페이지 캡처
31일 업계에 따르면 쥴의 한국 법인 쥴랩스코리아는 5월 5종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쥴의 니코틴 함량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3%, 5%와 달리 한국에서는 1% 미만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쥴은 폐쇄형 시스템(CSV)의 액상형 전자담배로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예열 없이 바로 흡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디바이스 디자인도 이동식저장장치(USB)와 비슷한 모습으로 간결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쥴은 미국에서 지난 2017년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업체 KT&G도 쥴의 국내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CSV 형태의 액상형 전자담배를 준비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시장의 성장성 등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적절한 대응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며 "현재 대응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출시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5월 '아이코스(IQOS)'를 출시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카테고리를 창출한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 CSV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의 시장점유율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쥴이 국내에 진출하면 전자담배 시장을 키울 수 있다. 물론 신규 경쟁사의 등장이 반가울 수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V 전자담배가 예열 없이 피울 수 있는 편한 점도 있지만, 기존 담배와 전혀 다른 형태라서 소비자가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라며 "실제 니코틴 함량이나 연무량 등에서 국내 소비자가 느끼는 점은 기존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전에 담뱃값이 인상된 시기에 액상형 담배가 인기를 얻은 적이 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라며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쥴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한국에서도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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