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아이가 갑자기 코피를 흘리거나, 자고 일어났는데 베개가 코피로 젖은 것을 보면 부모들은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코를 부딪치거나 다친 것도 아닌데 몸이 안 좋아서 코피가 나는지, 허약하지 않은지 염려가 되고 아이가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을 경우에는 더 조심스럽다. 특히 최근 건조한 봄 날씨와 미세먼지로 호흡기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아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원인과 이에 대한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아이들이 흘리는 코피의 대부분은 콧구멍 안쪽 1cm정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전방 비출혈이다. 해당 부위는 모세혈관이 밀집돼 있지만 얇은 비강 점막으로 덮여 있다. 따라서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도 쉽게 손상돼 출혈이 발생하기 쉽다. 아이가 코피를 흘리는 원인은 체질적 요인, 과도한 체력소모, 비염, 축농증, 외상, 건조한 기후 등 다양하게 볼 수 있다.
허약한 아이들만 코피를 흘린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건강한 아이들도 코피가 날 수 있다. 허약한 아이들의 콧속 혈관은 습관적으로 코를 비비거나 세게 푸는 등의 자극에도 쉽게 손상이 돼 코피가 나기 쉽다. 또한 열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튼실하고 건강해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속열이 너무 많아지면 그 열을 식히기 위해 코피가 난다.
아이가 비염 증상이 있거나 축농증이라고도 하는 부비동염이 있으면 코피를 흘리기 쉽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의 피부는 약하고 예민하다. 가렵기 때문에 긁기 쉽고,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나서 건조해지고, 다시 또 가려워지는 현상이 반복되는데 코 안쪽 점막 또한 피부 조직이다. 따라서 비염이 있는 아이들의 비강점막도 감각이 예민해서 긁고 비비고 파고 하다 보면 코피가 나기 쉽다.
코는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는 통로이므로 날씨가 건조하면 비강 점막도 함께 건조해진다. 미세먼지가 많으면 콧속은 더욱 건조해지기 쉽고 콧속은 50~6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 콧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만지면 아프고, 코딱지도 많이 생긴다. 콧속이 가려워서 아이들이 자주 만지다 보면 점막이 손상되고 혈관이 노출돼 쉽게 코피가 난다.
아이들 코피의 출혈부위는 대부분 콧속 입구로부터 2cm이내 이므로 깨끗한 솜이나 휴지로 콧구멍을 막아주고 가능한 콧구멍을 꽉 막을 정도로 지혈이 잘 될 수 있게 한다. 또 코끝 콧방울 부위를 가볍게 2~3분 정도 눌러주고 이때 코피가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눕히지 말고 약간 앞으로 숙이는 정도가 좋다.
출혈양이 너무 많거나 가정에서 응급처치로 지혈이 되지 않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피가 발생 후 손상된 혈관과 점막이 재생되기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니 코피가 난 후에는 아이가 코를 세게 파거나 풀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한다.
윤상진 평택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코를 파거나, 코를 비비거나, 얼굴을 씻으면서 코를 문지르거나 하는 습관들이 코를 자극할 수 있으며 코를 세게 푸는 것도 비강점막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코피를 유발하게 되니 주의하게 한다"라며 "스프레이 타입의 천연 비강 외용제를 사용해 콧속을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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