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경에도 사실상 '긴축재정'…연금충당부채 연 90조 증가
세계잉여금 추경에 쓰일 전망…세수추계 시스템 개편 시급
2019-04-02 10:52:54 2019-04-02 10:52:54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의 초과세수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세수추계 시스템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걷어들인 세금이 부쩍 늘어 작년 3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투입에도 의도와는 다르게 사실상 '긴축 재정'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국가채무 증감.자료/기획재정부
 
정부는 2일 국무회의를 개최해 헌법과 국가회계법에 따라  '2018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대해 심의·의결했다. 살펴보면 작년 총세입은 385조원, 총세출은 364조5000억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 21조6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총세입과 총세출의 차액인 결산상 잉여금은 16조5000억원이었고, 이중 3조3000억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된다.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은 13조2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인 실적 개선과 자산시장 호조 등 세수실적 증가로 3년 연속 재정수지가 크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면서 "세계잉여금 활용은 국가재정법 등 관련법령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상환 등에 쓰이도록 하고 있지만, 현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일부는 추경 예산 편성에 쓰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작년 사실상 긴축 재정 효과를 낸 배경을 고려하면 추경에 앞서 세수추계 시스템 개편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작년 국가가 부과·징수하는 국세 수입은 293조6000억원으로 정부가 당초 계획한 세입예산 268조1000억원보다 25조4000억원이나 더 걷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28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역대 최대 초과세수 규모로 그만큼 정부가 세수 전망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작년 3조9000억원의 추경에도 경기 회복 체감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다. 우리 경제에서 추경 보다는 세금을 더 걷어들인 영향이 더 컸던 셈이다. 
 
정부는 각 기관별 세수추계를 한 뒤 기재부가 최종 세입예산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세수추계 시스템을 개편할 방침이지만, 올해 적용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추경 검토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작년 경기 회복을 위해 추경을 꺼냈지만 세금을 더 걷어들인 영향으로 크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측면은 있다"면서 "올해 경기를 고려하면 추경이 필요해 보이지만 그동안 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연계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작년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6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7조4000억원 대비 24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요인으로는 일반회계 적자보전 10조8000억원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평기금 예탁 증가 11조7000억원 등이 영향을 끼쳤다. 국내총생산(GDP)대비로는 36.6%로 2009년 이후 국가채무 30%대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국가 재무제표 상 부채(국가부채) 중 장래에 정부가 공무원과 군인들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는 전년보다 94조1000억원 증가한 939조9000억원이었다. 연금충당부채는 2013년 596조3000억원으로 집계된 이후  2015년(659조9000억원) 이후부터는 매년 90조원 이상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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