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상반기 메르세데스 벤츠-BMW 양강구도에서 화재사고 여파로 벤츠의 질주가 이어졌다. 올해 양사 모두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가운데 공격적인 마케팅을 재개한 BMW가 벤츠를 추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7만798대를 판매해 연간 7만대의 벽을 돌파했다. 반면 업계 2위인 BMW는 5만524대로 벤츠와 2만여대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1~6월 실적은 벤츠 4만1069대, BMW 3만4568대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반기 BMW 화재사고와 리콜 이슈 등으로 인해 차이가 벌어졌다.올해도 1분기 판매량을 보면 벤츠는 1만3849대, BMW는 8065대로 지난해 하반기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우선 벤츠는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통해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C-클래스의 디젤 모델인 ‘220d’를, 지난 19일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더 뉴 C 350 e’를 출시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C-클래스의 디젤 모델부터 먼저 공개하고 올해 하이브리드, 가솔린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출시된 벤츠의 '더 뉴 C 350 e'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또한 벤츠는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 ‘EQ’의 최초 순수 전기차 ‘더 뉴 EQC’를 비롯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A-클래스 세단, 프리미엄 SUV ‘더 뉴 GLE’, 메르세데스-AMG가 독자 개발한 최초의 4도어 스포츠카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BMW는 최근 주력 모델인 3시리즈의 풀체인지 모델 공개를 계기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BMW는 지난해 화재 사태 이후 공식적인 출시 행사 등을 자제해왔다.
BMW 3시리즈는 2015년 1만772대가 판매된 후 2016년 1만240대, 2017년 1만1931대 등 1만대를 넘다가 지난해 9887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신형 3시리즈 출시 이후 호평이 이어지면서 다시 1만대를 회복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BMW는 SUV 모델인 ‘뉴 X7’, ‘뉴 X3 M’, ‘뉴 X4 M’을 비롯해 플래그십 세단인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 8시리즈 쿠페·컨버터블 신모델, 1시리즈 풀체인지 모델 등을 연내에 선보여 벤츠의 세단, SUV 라인업에 맞불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일 공개된 신형 BMW 3시리즈 모습. 사진/BMW코리아
아울러 BMW는 서울모터쇼 기간 중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화재 사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달 28일 BMW그룹의 보드멤버이자 BMW브랜드 및 세일즈, 애프터세일즈 총괄인 피터 노타(Pieter Nota)는 “지난해 이슈들로 인해 우려와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며, 한국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BMW의 확고한 의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젤게이트 이후 지난해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에 복귀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환경인증 문제와 재고 물량 소진 등으로 올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 1분기 아우디는 2559대, 폭스바겐은 474대 판매에 그쳤다. 또한 렉서스(4187대), 혼다(2938대), 토요타(2853대) 등 일본 브랜드가 올해 1분기 수입차 3~5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벤츠와 BMW와는 격차가 여전히 크다.
업계 관계자는 “BMW 입장에서는 올해 이미지 개선과 판매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파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진행된다면 벤츠를 추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벤츠 A-클래스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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