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조용만 조폐공사 사장 "4차 산업혁명 시대 맞는 진화한 화폐사업 추진할 것"
기념메달과 위변조 방지기술 새 사업 육성
"은행권 용지·주화 등 수출 다변화 기해 '빅 플레이어'로 변모"
2019-04-28 18:00:00 2019-04-28 22:30:3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올해 취임 1년을 맞은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국민 퍼스트(First)·품질 베스트(Best)'를 방침으로 국민의 편익과 품질을 최우선하는 경영을 펼쳐왔다. 이는 지난 30년간 기획재정부 등 공직에서 몸으로 체득한 '정부와 공기업은 국민에 봉사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에  조폐공사는 현재 진화 중이다.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되며 현금없는 사회로 가는 요즘 화폐를 찍어내는 공기업이란 편견을 깨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사업으로의 변모를 기하고 있어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조폐공사는 작년 매출액 4806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491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세계 최고 조폐·인증·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조용만 사장의 비전을 들어봤다.
 
최근 취임 1년을 맞은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28일 대전 조폐공사 본사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가졌다. 조 사장은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고 조폐·인증·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작년 조폐공사가 창립 이래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화폐 사업 부문의 정체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이룬 성과여서 뜻깊게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아는 것과 달리 조폐공사는 단순히 돈만 만드는 곳이 아니다. 화폐 매출은 전체의 4분의 1정도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중에는 지폐와 동전 외에도 수표와 상품권, 유가증권, 여권, 주민등록증, 공무원증 등 110여종이나 된다. 또 전통 주력 사업인 화폐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특수 압인과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해 만든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과 '엑소(EXO)메달'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또 정품인증 사업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이외에 정부에서 수여하는 훈장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지역사랑 상품권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변조 방지 기술은 세계 어느 정도 수준인가, 새로운 기술을 소개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5만원짜리 화폐와 미국 달러를 놓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당사는 산하에 기술연구원을 두고 첨단 위변조방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967년에 설립한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허·실용실안·디자인·상표·저작권 등 총 1008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했다. 등록된 지재권만 760건이고, 현재 597건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한 신기술에는 △특수 감응 플라스틱 △잠상 인쇄기술 △4방향 금속잠상 △다중 형광기술 △안전QR 등이 있다. 전용 감지기를 대면 소리와 진동이 울리는 특수물질을 첨가한 플라스틱을 개발했는데, 이 플라스틱으로 화장품 용기 등을 제작하면 정품임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잠상 인쇄기술은 보는 방향에 따라 3개의 문양이나 문자가 다르게 나타나는 기술이다. 위변조가 어려워 정품 인증 포장 패키지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4방향 금속잠상은 금속표면에 특정 문양을 각인해 보는 방향에 따라 숨겨진 문양이 나타나는 기술로 귀금속 제품의 위조방지에 활용한다. 또 다중 형광기술은 단색 대신 컬러 형광 표현이 가능해 카드류와 위변조방지 보안용지 등에 쓸 수 있다. 매년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 설명회를 개최하고, 신기술을 중소기업에 공개하고 있다. 화장품이나 홍삼 등 우수한 한국 제품을 모방한 중국 짝퉁 제품이 많은데 소비자들은 조폐공사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을 단박에 안다. 이처럼 위변조방지 기술은 가짜 상품을 근절하고 투명한 신뢰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성과는.
조폐공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신뢰플랫폼 '(Chak)'의 첫 서비스인 모바일 상품권은 지금까지 오프라인 환경에서 제공하던 지불 및 인증수단을 온라인 환경에서도 제공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 사업이다. 2월 경기도 시흥에서 첫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 서비스로 론칭했는데 반응이 좋다. 시흥시가 나서서 가맹점을 확보하고 주민들에 홍보를 한 열심히 한 덕분에 한 달간 23억원 정도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그 중 10억원 이상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이웃 지자체가 잘 하면 부러운 법이다. 성남시도 최근에 '모바일 성남사랑상품권'을 발매했는데, 하반기에는 전국 지자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플랫폼을 응용하면 다양한 사업들을 할 수 있다. 디지털 정보의 위·변조 우려없이 문서를 인증하거나 개인 신분을 인증할 수 있다. 그러면 민관에서 보다 안전한 전자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기념 메달 사업이 인기다. 올해는 어떤 기념 메달을 준비 중인가.
대한민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 뿐 아니라 한류를 이끌며 글로벌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케이팝(K-POP)' 스타 등을 주제로 한 브랜드 메달 사업을 올해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한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 시리즈' 등 문화재 후원 사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글이나 한반도 공룡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와 연계해 해외 시장에 우리 문화를 알리고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 노력도 더 박차를 가할 것이다. 예컨대 '호랑이 불리온 메달'과 '치우천왕 불리온 메달' 등은 외국에서 오히려 인기가 더 높다. 특히 2월에는 국내 최초로 블랙 로듐 도금 기술을 이용해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메달'을 선보였는데 종교계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꽤 많이 찾고 있다. 앞으로 타공과보석 삽입, 무정형 등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한 제품을 많이 내놓을 생각이다.
 
해외 수출 성과와 수출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나.
은행권 용지와 면펄프, 동전, 주민증용 칩셋, 전자여권, 특수잉크와 안료 등 다양한 품목을 현재 수출하고 있다. 작년 해외사업 매출은 사상 최대인 629억원에 달했다. 2016년에는 4606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은행권 용지를 수주해 공급했고, 2017년 7월에는 태국 정부가 입찰공고한 5바트와 10바트 사업에 응찰해 37000만개 주화제조사업을 따냈다. 또 키르기스스탄 전자주민증 사업과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전자여권 수출도 주목할만한 해외 사업 성과다.
아직 소량이지만 주민등록증용 칩셋이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특수 잉크와 안료도 해외 판로를 모색 중이다.  나아가 동남아시아나 중동 국가 등을 대상으로 새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무역투자공사와 같은 기관을 활용해 수출 지역을 더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 비전은 '세계 최고의 조폐·인증·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해외 시장에서 '빅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올해 조폐공사의 최우선 실현 목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플랫폼 '착(Chak)'의 첫 서비스인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과 앞으로의 목표는
최우선 목표를 꼽으라면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종이 형태로 발행하는 지역사랑 상품권도 인기지만, 전국적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확대해 국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현금없는 사회 추세에서 비롯된 어려운 경영환경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임직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위기를 기회를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던 만큼 올해 7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축적한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위·변조방지 기술과 공신력을 바탕으로 화폐 제조 등 전통사업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사물인터넷(IoT)' 보안 모듈 같은 사업에도 매진하겠다. 시대 흐름에 부합하면서도 공공의 이익과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사업으로의 진화를 기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조폐공사가 갈 길이라 생각한다.
 
대전=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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