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서울권 중대형 상가 난립에 따른 공급과잉 이슈가 제기된다. 서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익률이나 공실률 등 관련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역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표 하락은 대기업 오피스 수요 이탈, 관광 수요 회복 지연, 오프라인 상가 사양화 등 복합적 요인이 중첩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운영주체인 롯데물산이 공유오피스 전환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문제 해결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의도에서는 파크원 공사가 한창이다. 오피스, 호텔,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69층 규모 건축물로 비즈니스, 쇼핑, 관광 수요를 분산시킬 소재다. 장기적으로는 강남 삼성동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 못지 않은 시장 파장이 예상된다.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같은 초대형 상업건물 외에도 서울에는 지속적으로 중대형 상가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서울 외곽 또는 세종시 등으로 벗어나 상가건물이 빈자리를 채우면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전국 상가분양물량은 1만7636호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나 서울은 1992호로 10.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서울 과밀은 이미 상업용부동산 관련 지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지난 1분기 1.86%로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비 모두 하락반전했다. 역내 중대형 상가와 집합상가 등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인다. 젠트리피케이션 이슈까지 있는 소규모 상가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3분기부터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오피스 공실률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후 하락반전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공유오피스가 늘어난데 따른 착시현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경기하방요인이 산재하며 장기적으로 공급과잉 우려를 부추긴다. 서울 상권에 큰 도움을 줬던 중국인 관광객 회복은 더디다. 사드 이슈 동안 국내 대체 관광지가 늘어났고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관광쇼핑수요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욱이 중국은 올 1월부터 전자상거래법 규제를 강화해 경기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온라인 쇼핑 확대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수익률 둔화 현상도 계속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1953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8.6%나 올랐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부정적이다. 실제 서울지역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더불어 역내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거래량을 떨어뜨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감적으로 서울 내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다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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