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 경합 관계가 최근 10년 새 심화됨에 따라 이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 등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품목은 기술유지 전략, 상대적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편승전략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산업연구원이 12일 발표한 '한·중 수출 경합 관계 및 경쟁력 비교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중 수출품목 간 경쟁력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수출경합도(ESI) 지수는 최근 10년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며 0.026이 증가했다.
2008년 0.367이었던 ESI 지수는 2010년 0.382로 올랐고 2016년에 0.391로 뛰었다. ESI 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두 국가의 수출 경합도도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0.367로 감소했으나 당시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었던 4차산업혁명 기대감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출 증가 영향 때문이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수출경합도는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 변동은 있으나 대체로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며 "4차산업혁명 여파로 주요 해외기업들이 서버를 바꾸면서 중국이 생산하고 있지 않은 메모리반도체를 대량으로 수출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경합 관계 증가는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으로 중국의 수출구조가 점차 자본·기술집약적인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한·중 수출구조가 유사해진 데에 기인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2017년 기준으로 산업별 수출 경합도 추이를 5년 전과 비교해 보면 철강제품(0.051)의 경합도가 가장 크게 증가했고 △조선(0.047) △자동차(0.042) △석유제품(0.041) 등의 순으로 올랐다. 반면 △컴퓨터(-0.300) △통신기기(-0.176) 등은 감소했다.
기술 수준 산업군별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우리는 ICT산업과 중고위기술산업에서 강한 비교우위를, 중국은 저위기술산업과 중저위기술산업에서 강쟁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가공단계별로는 우리는 부품과 자본재, 중국은 최종재에서 상대적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세계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우리는 조선(6.0%), 전자부품(0.9%), 컴퓨터(0.7%)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했고 가전(-0.3%), 석유제품(-0.6%), 철강제품(-0.1%), 자동차(-1.0%), 통신기기(-2.9%) 등은 중국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점유율이 줄었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의 '직접적인 위협(한국 시장점유율 하락·중국 점유율 상승) 품목 수출 비중은 31.1%였고 중국이 한국보다 빠른 점유율 상승을 보이는 '부분적 위협' 품목은 11.4%이었다.
중국 경쟁력 향상에도 아직까지 중고위기술산업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들 산업의 수출경쟁력 유지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품목은 기술우위 유지전략을, 상대적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편승전략을 통해 비교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