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장애인 도우미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2019-05-13 06:00:00 2019-05-13 06: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장애인 도우미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장애인 도우미 박모씨 등 55명이 사단법인 느티나무 경상남도 장애인부모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손해배상을 제외한 미지급 임금채권만 인정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박씨 등은 1인당 60만~2200여만원을 각각 배상받게 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느티나무는 2005년 경상남도가 추진한 도우미뱅크 사업에서 중증장애인들의 활동보조 등의 업무를 위탁했고, 박모씨가 소속된 장애인 도우미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얼마 후 느티나무는 도우미들이 활동일지 등을 허위로 작성해 활동비를 부당수급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상남도의 현장점검 결과대로 도우미 중 16명에게 자격정지 등의 활동제한조치를 내렸고, 2011년 4월까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도우미들은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며 다음해 법원에 소송을 냈다.
 
1,2심은 피고의 일부 활동제한조치가 부당하며, 미지급된 임금을 원고들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1심은 “도우미 16명 중 14명에 대한 활동제한조치는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활동제한조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다. 활동제한조치가 계속되는 동안 원고들이 근로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피고 법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니,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2심은 "피고 경상남도가 마련한 도우미뱅크 운영규정에 따르면, 활동비 지급기준이 정해져 있고, 도우미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사회보험에 가입돼 있는 점, 피고 법인은 도우미 활동에 대한 점검에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도우미활동 제한 기준에 따라 주의·활동정지·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있는 점, 도우미는 활동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피고 법인에게 제출하거나 피고법인이 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해 모니터링 절차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함으로써 도우미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업무수행 전반에 있어 피고 법인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손해배상책임 및 임금지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피고 법인 소속 장애인 도우미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피고 법인은 원고들에 대한 부당한 활동조치 기간 동안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활동비 상당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상고이유와 같이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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