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 건설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설계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가운데 이 같은 성적이 앞으로 해외 수주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폴란드, 러시아 등에서 건설 수주를 따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폴란드에서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석유화학플랜트의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계약사업자가 설계, 조달, 시공을 모두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메탄올 플랜트의 기본설계를 수주한 데 이은 성과다.
지난 11일 폴란드에서 열린 석유화학플랜트 EPC 계약을 마친 후 관계자들이 참석해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 역량이 이 같은 성적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특히 러시아 메탄올 플랜트의 기본설계 수주가 두드러진다. 기본설계는 해외 선진 건설 기업이 독점해온 고부가가치 분야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서 칸딤 가스처리시설을 기본설계부터 완공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며 설계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란드의 EPC 계약에서도 설계 역량이 중요하다. 이 사업에서 회사는 자재 조달, 시공과 함께 상세설계를 수행한다.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자세한 설계를 그리는 과정이다. 금액 비중은 낮지만 업무 중요도가 크다. 설계 역량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미다.
설계 역량의 성장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인력 자원의 역할이 컸다. 사내 엔지니어링센터를 운영하면서 약 1000명에 달하는 설계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조직의 15~20%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풍부한 인력이 설계 역량의 바탕”이라고 꼽았다.
설계 역량 강화에 따라 앞으로 해외 수주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될지 주목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 위주의 해외 수주는 수익이 남는 게 별로 없다”라며 “설계 분야를 수주해야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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