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성장세 꺾였다
국산 발포주 반격 먹혀…마케팅 공세로 굳히기
2019-05-19 09:00:00 2019-05-19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멈출 줄 모르던 수입 맥주의 성장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맥주 수입액이 올해 들어서는 주춤하다.
 
19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맥주 수입액은 7207만3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줄었다. 4월까지 포함하면 수입액은 9420만9000달러로 감소폭이 2.6%까지 확대됐다. 
 
이는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가 2017년 4월 출시한 '필라이트'는 발포주 열풍을 일으키면서 지난해 후속 제품 '필라이트 후레쉬'와 함께 16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해 메가 브랜드에 등극했다. 이들 제품의 올해 1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5억캔을 넘었다. 발포주의 인기에 경쟁사인 오비맥주도 지난 2월 '필굿'을 출시했다.
 
최근 국산 맥주의 부진을 씻기 위해 국내 업체가 신제품 또는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것도 수입 맥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닐슨 소매점 기준으로 국산 맥주의 판매량은 올해 1분기 6.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선보인 '테라'에 대해 전사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출시 후 50일 만에 130만상자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하이트', '맥스' 등 자사 맥주 초기 판매량의 3배~4배 수준에 해당한다. 하이트진로는 예상 수요를 넘는 판매로 전국 주류도매사에 공급 지연에 관한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롯데주류는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 2주년을 앞두고 이달 초 제품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리뉴얼을 진행했다. 또 롯데주류는 독일어로 맥주순수령을 뜻하는 '라인하이츠게보트(Reinheitsgebot)'를 내세운 '클라우드'의 광고를 연이어 선보였다. 올해 출시 5주년을 맞은 '클라우드'는 유럽 정통 맥주의 기법을 계승해 만든 프리미엄 맥주다.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수입 맥주 브랜드는 유흥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해 생맥주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수입하는 블루문은 보름달이 연상되는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활용해 이달 19일부터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 판매 업소를 찾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SNS 이벤트, 현장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 
 
아사히는 고객으로 가장한 직원이 매장을 방문해 생맥주 품질 관리를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를 운영하면서 우수 매장을 선정해 '아사히 드래프트 마스터' 인증을 수여하는 등 품질 마케팅을 도입했다. 칭따오는 지난 3월 생맥주 브랜드 '칭따오 순생'을 리뉴얼한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 제품을 출시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의 성장 폭이 줄면서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유흥 시장도 뚫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국산 맥주가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병맥주로는 공략하기가 힘들다"라며 "비교적 가격 민감도도 덜해 생맥주로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수입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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