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김학의 봐주기 의혹', 한상대·윤갑근 등 수사해야" 권고
"검찰 부실·봐주기 수사 확인…윤씨, 또다른 동영상 보관 가능성 있어"
2019-05-29 16:30:00 2019-05-29 17:35:03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해 지난 2013년 검찰의 '봐주기 수사' 실체가 확인됐다며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결탁한 의혹을 받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 간부와 '성폭력 피해주장' 여성들의 피해 및 무고 여부 등에 대해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보고 받은 내용을 토대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추가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원주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해 윤씨와 교류하던 검찰 고위 간부 일부가 윤씨 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돼 수뢰죄 또는 수뢰 후 부정처사죄 등을 범한 게 아닌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심의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한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윤씨가 이른바 한방천하 사건으로 수사를 받자 수사 주체를 변경해준 사실이 확인됐고 윤갑근 전 검사장은 1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A씨의 특수강간 고소사건 등의 최종결제자였다"며 "박모 전 차장검사는 변호사 개업 후 윤씨가 소개한 사건의 수임료 일부를 리베이트로 지급해 변호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정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과거사위는 "1차 수사 당시 검찰은 경찰 수사기록상 확인되는 한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은 물론, 그 중 당시 현직자에 대해 감찰부서 통보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이는 내부자 감싸기 차원의 행보는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 "윤씨는 김 전 차관 이외에도 별장에서 접대 또는 성관계를 가진 다수자에 대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습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촬영한 동영상을 현재까지 은밀히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윤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이용해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충분하므로 윤씨의 피해자들에 대한 상습공간 혐의에 대해 검찰은 엄정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B씨와 C씨의 경우 당시 1차 수사 당시 경찰과 검찰이 면밀한 검증 없이 수사했다"며 "검찰은 원점에서 B씨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재검토하되, 사건을 엄정히 재수사해 B씨의 성폭력 피해 여부 내지 무고 가능성을 명명백백히 가려야 하고 C씨의 경우 피해자의 성격에 주목해 종전의 미진했던 수사를 극복하고 성폭력 피해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밝힐 것을 기대한다"고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부실수사 의혹 및 기타 조사단 조사 및 수사단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의혹사항에 대해서도한 점 의문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좌고우면하지 않고 엄정히 수사·기소할 수 있는 실효적 권한을 갖추고 공정성·중립성이 보장된 제도로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적 논의에 법무부와 검찰이 조직이해를 넘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과거사위는 지난 3월25일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와 곽상도 현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했었다.
 
과거사위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이 지난달 1일 출범하면서 두 혐의에 대한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16일 뇌물혐의로 구속했고 윤씨도 두 번째 영장청구 끝에 강간치상·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사기·공갈미수·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무고 등 혐의로 구속했다.
 
정한중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대행이 지난 20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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