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변할 정도로 손발 시린 '레이노 증후군'
흔한 수족냉증, 오해하기 쉬워…심하면 피부 괴사까지 확증
2019-06-18 06:00:00 2019-06-18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흔히 손발이 차가우면 수족냉증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손발이 남들보다 차갑다고 해서 모두 수족냉증은 아니다. '레이노 증후군'이라는 질병에 의해서도 손발이 차갑고 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직 아이돌 출신 유명인이 앓고 있다 해서 알려진 레이노 증후군은 손발이 차가울뿐만 아니라 피부색이 눈에 띄게 변하고 통증과 피부 괴사까지 일으키는 질환이다.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의 이상 반응으로 일시적 혈액 순환장애가 일어나 피부가 창백해지는 것을 넘어 파랗게 변하는데, 이를 레이노 증후군이라고 한다. 지난해 레이노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비율을 보면 남성 약 37.6%, 여성 약 62.4%로 여성 환자가 많았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월경·임신·출산 등 호르몬의 변화 설거지나 빨래 등 찬물에 많이 노출되는 환경 짧은 치마나 크롭티 등 하체를 차갑게 만드는 패션 자궁이나 난소 등 남성보다 내장기관이 많아 내부 장기에 혈액이 몰리는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또 남성보다 여성 혈관이 더 가늘어 수족냉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차가운 곳에 가면 피부색이 푸른색으로 변하며 차가운 물에 담갔을 때 통증이 오거나, 손이 자주 저리고 체온과 손발 온도차가 2도 이상이라면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발이 차가워진 기간이 2년을 넘겼을 경우 역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레이노 증후군은 손발의 색깔 변화가 3단계로 나타난다. 추위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면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색이 파랗게 바뀌었다가 조금 지난 뒤 혈관이 넓어져 붉게 되는 현상이다하지만 해당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경미하다. 다만 손발을 장시간 추위에 노출시키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추위에 오랜 시간 동안 혈관이 수축하면 손·발가락이 두꺼워지다가 궤양이 생기고 심한 경우 피부가 괴사할 수도 있다.
 
레이노 증후군의 진단은 체열검사와 혈류파형검사나 핵의학 레이노 검사를 실시한다.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증상 부위에 체열이 회복되거나, 혈류파형이 정상화되는 시간을 측정 혹은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에 혈류가 개선되는 시간을 확인한다. 치료는 혈관을 확장하거나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레이노 증후군은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일상에서 레이노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또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레이노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어 금연이 필수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추위에 노출되는 경우에만 증상이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동반되는 이차적인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으므로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와 함께 평소 손발을 따듯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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