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기업결합심사 유럽·일본이 관건
발주시장 '큰 손' EU, 메가 조선사 탄생 따른 신조 선가 상승 반기지 않아
견제 집요해지는 일본, 한국 조선업 보조금 지원 중단 요구
2019-07-03 06:00:00 2019-07-03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핵심절차인 해외 기업결합을 신청한 가운데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인수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기업 결함심사는 무리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의 결과는 장담하기 힘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신고 대상국을 확정했다. 한국을 비롯, EU(유럽연합),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이 신고 대상국으로 확정됐으며 향후 추가적으로 기업결합 대상 국가를 검토해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을 독점 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을 포함한 관련 규정 등에 따라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결합심사는 무리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해외 경쟁당국이 충분히, 큰 무리 없이 한국 공정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신고 대상국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유럽은 국내 대형, 중형 조선사를 막론하고 발주시장의 '큰 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EU 기업결합 신고 절차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사전협의를 진행하는 등 착실하게 준비 중이다. 그러나 EU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 선주들이 메가 조선사 탄생에 따른 신조 선가 상승을 반가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심사결과도 예측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의 한국 정부 및 조선사에 대한 견제는 나날이 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 정부의 조선업 공적지원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말, 일본 경제산업성은 불공정무역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또 다시 제기하며 한국 정부의 조선업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카자흐스탄도 기업결합신고 대상국에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에서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 사업 수주한 바 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0년 7월까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그동안 유럽 선주는 경기불황에 따른 선가 하락의 수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양사가 합병할 경우 선가 상승을 이끌수 있다"면서 "선주들이 기업결합 심사를 보다 더 엄격하게 진행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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