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자동차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신용카드, 특히 현대카드사가 어려워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치열하게 영역 다툼을 벌이는 금융시장의 현재 모습이 이렇습니다.
작년 정부의 노후차세제지원 효과로 가장 득을 본 곳이 현대기아차입니다.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덩달아 이익을 많이 본 곳이 바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입니다.
보통 차를 살때 할부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와 제휴를 맺고 가장 좋은 조건으로 차를 공급합니다. 그 사이 현대카드는 선(先)포인트 카드 발급으로 차값을 최고 50만원까지 깎아줍니다.
여기서 바로 락인효과, 즉 잠금 효과가 나타납니다. 선포인트를 받아 차를 산 고객은 이 카드만 써서 할인 포인트를 갚아야 합니다. 카드업계 전체가 작년 상반기, 포인트 상환을 못한 고객에게 받은 돈만 1050억원에 이릅니다.
결국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잘 팔린다는 것은 현대카드 취급액 역시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카드는 작년 취급액 51조원으로 삼성카드 50조원을 근소한 차로 앞지르고 전업계 카드사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잘 나가던 현대카드에 구름이 낀 건 올해 상반기부텁니다. 특판예금으로 수신은 가득 채웠는데 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돈 굴릴 곳을 못 찾은 은행들이 13조원에 이르는 차할부 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인 겁니다.
지난 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놨고 KB국민은행은 현재 검토중입니다.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이번달 21일까지 취급액이 15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계 할부상품은 6% 저리 이외 할부취급수수료, 근저당 설정비 면제 등의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캐피탈사에 비해 보통 3%포인트 금리도 싸고 은행의 폭넓은 영업점도 무깁니다. 발품을 조금 팔면 십여만원을 줄일 수 있는 셈입니다,.
이런 경쟁력 때문일까요?
현대캐피탈은 4월 들어 기획차종을 대폭 늘려 현대기아차 물량 중 75%를 저금리 할부 조건으로 제공했습니다. 특종차종은 무려 30개월 무이자 할부로 줍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해, 신차 구입 후 1년 이내 일정 조건 이상 사고시 새 차로 교환해주는, '파격' 서비스도 내놓았습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신용조회를 까다롭기 하기 때문에 매출 증가세가 크지 않다"며 "차할부시장에서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은행과 카드, 크게 상관없는 영역이었겠지만 최근 여러 상황들이 이들을 경계없는 금융전에 나서게 하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황인푭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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