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폐시설 부수고 아파트 공급
강남 저이용 공공부지 활용…도로·공원 대신 '공공임대' 기부채납
2019-07-11 16:53:05 2019-07-11 16:53:0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강남구 스포월드 부지에 일반분양 163세대·공공임대주택 2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도시 계획상 체육시설로만 활용할 수 있던 저이용 도시계획시설 폐지부지의 규제를 완화해 민간에서 주택을 짓는 대신 도로·공원이 아닌 공공임대주택을 기부채납받은 첫 사례다. 서울시는 11일 이같은 내용의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고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적용해 공공주택과 주민편의시설과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프라 등을 함께 조성했다. 지난 3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이후 공공주택을 개발사업의 공공 기반시설로 인정했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정책협의체를 꾸려 서민주거안정 도모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부채납 받을 수 있는 공공 기반시설에 공공주택이 포함될 필요성을 제기해 시행령 개정을 이끌어냈다.
 
기존에는 주택 공급과정에서 사업자가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올리는 대신 주로 진입도로나 공원 등을 조성해 지자체 등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진입도로나 인접 공원 등은 주 이용자들이 해당 단지 주민들이거나 아예 외부인 진출입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아 공공성이 제한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존에 헬스장과 골프연습장으로 쓰이던 부지 6908.1㎡에는 모두 세 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2개동은 최고 17층과 19층의 공동주택으로 일반분양한다. 나머지 1개동은 하층부에 어르신과 유아를 위한 문화시설을 조성해 기부채납을 거쳐 강남구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상층부는 22세대의 공공임대주택이 자리해 서울시가 기부채납받아 SH공사에 현물출자할 계획이다. 운영주체가 다른 만큼 기부채납할 1개동은 각각 출입구를 다르게 사용한다.
 
그간 기부채납 방법을 두고 사업자와 서울시 간 적지않은 갈등이 이어진 만큼 이번 지구단위계획 고시로 공공주택과 지역주민이 선호하는 문화시설이 함께 복합개발돼 도심부 공공주택 공급이 한층 속도감있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건축물이 완공되면 강남 도심부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 수요계층을 대상으로 직주근접형 공공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기획관은 “주민의 삶을 고려하고 지역발전과 함께 하는 주택공급을 통해 지속가능한 주거안정과 시민의 주거권을 실현하는 주택공급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민간개발사업을 적극 활용해 주택공급 계획의 차질 없는 실천을 통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때까지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11일 공개한 강남구 언주로 563 일대 투시도. 한 동(우측)은 공공주택과 문화시설 등으로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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