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2일 러시아가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음을 확인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확한 워딩 등을 확인 드리기 좀 어렵다"면서도 "러시아 정부로부터 우리 정부 측에 그러한 내용을 전달한 바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현재 검토 중에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 중 필수 공정인 웨이퍼를 깎는 '식각(에칭)'과 불순물 제거 공정 등에 사용되는 소재로, 국내 전체 수요의 약 40% 가량을 일본 기업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수출 규제 조치를 통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와 함께 불화수소를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공급 제안이 성사될 경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다.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은 앞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그룹 등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 자리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고민정 대변인은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 있어서는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간담회 내용을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일본의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