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BC)페북 리브라는 리플을 위협한다?
"알트코인에 위협적" vs "서로 목적달라 상생"
2019-07-15 17:30:03 2019-07-15 17:30:0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을 공식화한 이후, 관련 업계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23억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며 가져올 파급력을 미리 가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글로벌 결제수단과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기존 금융질서는 심각한 영향을 피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내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논의와 검증이 뒤따를 것 같습니다. 당장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의회 청문회가 상원에서 오는 1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17일 연이틀 열릴 예정이죠. 최근 우리 금융위원회도 '리브라 이해 및 관련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금융과 결제, 온라인 쇼핑 등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페이스북 리브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지요. 반면, 기존 금융권의 안정성은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덧붙였습니다. 자유로운 환전과 신속한 해외 송금으로 인해 통화정책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브라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엇갈립니다. 특히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의 전망이 어둡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유명 암호화폐 투자자이자 분석가인 맥스 카이저는 리브라로 인해 "리플(XRP)을 포함한 수백개의 알트코인이 불필요하게 됐다"며 '알트코인의 종말'까지 언급했습니다. 리브라의 개인간 지불과 소액결제 시스템은 저렴한 송금 및 빠른 결제를 추구했던 리플, 라이트코인(LTC)와 같은 알트코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거란 분석입니다.
 
리플은 지난 2004년부터 암호화폐를 통한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암호화폐입니다. 시중은행은 해외송금을 위해 국제통신협정(SWIFT) 네트워크를 이용합니다. 이런 중계를 거쳐 2~3일의 시일이 소요되고, 수수료도 적지 않지요. 반면 리플은 수초 만에 송금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됐고, 초당 처리건수도 1500여건이 넘습니다. 빠르고 저렴한 해외송금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주목받은 것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리플에 향후 리브라가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밌는 점은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리브라가 리플과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리브라와 리플의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지요. 리브라가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리플은 다양한 결제 네트워크와 기업 인프라 구축에 유리하다는 지적입니다. 향후 리브라와 다른 암호화폐들의 관계도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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