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본격적인 체제 정비에 나서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비트코인 구매와 보관 대행부터 암호화폐 중개, 대출 서비스까지 암호화폐 기반 금융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떨어진 거래소 시장에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 중개에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금융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해외의 경우 일찍이 암호화폐 커스터디와 담보대출, 파생상품과 펀드 등 금융상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다만 국내에서는 불명확한 규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거래소들도 보안과 안정성을 확보, 조심스럽게 금융서비스들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데이빗을 전면 개편한 체인파트너스는 장외거래(OTC) 사업과 연계해 암호화폐 구매에서 보관까지 대행하는 '코인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코인케어는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다. 거래소 이용이 어려운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와 고액 자산가들을 위해 개발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전문 트레이더들이 대행하는 이 서비스는 한 번에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거래 가능하고, 그 이상인 경우 체인파트너스 DWM 센터가 직접 관리한다.
서울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인파트너스는 자체 개발한 데이빗 커스터디 엔진에 고객들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방침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보관 대행을 맡기면 된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암호화폐 사기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세대가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라며 "안전한 암호화폐 구매, 보관 서비스를 제공해 시니어 세대와 고액 자산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캐셔레스트도 암호화폐와 기존 금융서비스를 접목한 블록체인 금융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6일에는 글로벌 STO(증권형토큰발행) 프로젝트 엑스탁을 통해 고객신원확인(KYC)와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을 도입해 거래소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까지 암호화폐 렌딩 중개 서비스 '코인리스'를 시작으로 독자 개발한 결제 솔루션 '캡페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달 중 정식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코인리스는 장기간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 투자상품을 통해 수익을 얻고 암호화폐를 빌리고자 하는 리스고객을 연결해주는 렌딩 중개 서비스다.
디지털 자산 종합금융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벨릭 역시 독자적인 디지털 보안 솔루션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를 빌릴 수 있는 대출 서비스 출시는 그 일환이었다. 현재 담보로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으로, 고객은 이를 통해 최소 1000USDT부터 최대 5000USDT를 대출할 수 있고 1인 최대한도는 2만USDT다. 대출 승인시 실시간으로 대출금을 수령, 거래소에서 바로 거래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벨릭은 앞서 현금 대신 마스터카드와 비자 등 신용카드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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