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빼고 기댈 곳 없는 건설사들
암울한 주택 시장 전망에 해외 중요성 커져
2019-08-05 15:19:16 2019-08-05 15:35:1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환율 상승에 건설업계의 해외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건비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생겨 해외 판로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긍정론이다. 정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를 예고하면서 하반기 국내 주택 시장 전망에 그림자가 짙어지자 해외 수주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5일 원달러 환율이 2년7개월만에 1200원을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환율 변동이 해외 수주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는데, 환율이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수주 환경이 국내 건설사에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환율 상승은 해외 사업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업계가 해외 사업과 관련된 소식에 눈길을 보내는 건 국내 주택 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실제 국내 건설사들의 경기체감지수인 건설경기체감지수(CBSI) 중 주택부분은 지난달 71.9를 기록했다. 직전달인 6월보다 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7월에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지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건설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 건설사들의 체감 경기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이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그만큼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서울은 땅이 부족해 도시정비사업 외에는 주택 시장의 판로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미분양 위험 탓에 지방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기도 어렵다. 
 
이에 업계에선 해외 사업의 절실함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환율 상승이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지만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 환율이 오르는만큼 원자재를 수입하는 비용도 증가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싼값’이 무기인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 수주 우위를 점하기가 여의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황이 안좋아 해외 사업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환율을 유심히 지켜본다는 건 그만큼 해외 사업에 갈증이 심하다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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