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일본 수출규제·피해 없을 수 있지만 '불확실성' 여전"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재…“수입선 다변화, 자립도 높일 계기 만들 것”
2019-08-08 16:18:48 2019-08-08 16:18:4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이 3개 품목을 개별허가품목으로 바꿨을 때부터 우리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단기대책부터 장기대책까지 준비하고 발표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브리핑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문 대통령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전날 백색국가(수출 우호국) 제외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기존 3개 품목 이외의 규제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고, 수출규제 3개 품목의 하나인 'EUV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처음으로 허가하는 등 약간은 달라진 기류를 보이는 것이 일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이날 공개하려던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카드를 일단 보류한 셈이다.
 
이에 고민정 대변인은 "백색국가에서 배제된 것은 어떤 분야에 대해 잠글지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EUV 포토레지스트' 수출허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른 품목들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백색국가 배제에 대해선 조속히 철회되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이 어떠한 반응, 다음 스텝을 취할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그에 따라서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아세안·인도 등 시장 다변화 △미래비전 제시 △중소기업 지원 확대 △인력양성 △신중한 지원의 필요성 등 경제 전반에 대해 진단하고 한국경제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면서 "과도하게 한 나라에 의존한 제품에 대해서는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회의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냉정하게 우리 경제를 돌아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과 산업생태계를 개선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기대책부터 시작해서 우리 부품·소재 산업의 국산화 등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더 나아가서는 전반적으로 위축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까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조치만으로도 양국 경제와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며 "자유무역 질서와 국제분업 구조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조치로서 전 세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일방적인 무역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면서 조속한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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