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최근 세계 경제의 교역이 둔화 여파로 글로벌 제조업 생산증가율이 올해 들어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간 통상갈등 악화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생산 부진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2번째)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2번째)과 양국 대표단과 함께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국은행은 18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 현황과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월 4%대에서 올해 1~5월 중 1.4%로 큰 폭으로 떨어지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최근 생산증가율은 지난 2014~2018년 같은 기간 평균 증가율인 2.5%를 상당폭 하회한다.
기업의 전반적 생산 업황을 나타내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해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올해 7월 들어 기준치(50)보다 낮은 49.5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계장비와 자동차 부문 부진이 제조업 생산 부진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 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제조업 생산이 -2.3%P를 기록한 가운데, 기계장비는 -5.6%P, 자동차는 -5.4%P로 증가율이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불거지며 글로벌 분업화를 주도한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부진은 교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재와 중간재 부문의 글로벌 생산 둔화로 귀결됐다는 분석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가공단계별 글로벌 제조업 PMI는 -4.7로, 이 가운데 자본재는 -5.6, 중간재는 -6.2를 기록했다. 소비재 생산이 -1.8인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된 것이다.
한은은 최근까지도 글로벌 보호무역기조가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긴요하다고 봤다.
원지환 한은 조사국 국제종합팀 과장은 "친환경·스마트화·디지털화 등 미래 성장동력 관련 소재·부품·장비 등의 핵심기술 역량을 지속 확충해야 한다"며 "대외요인에 따른 경기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해 내수 부문을 강화하는 경제구조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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