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자관계 발전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아비 총리 방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아프리카 정상으로는 최초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 각뉴부대를 파병해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매우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인들은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프리카의 중심국가인 에티오피아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혈맹관계이고, 또 많은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총리님의 방한을 계기로 우호 협력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아비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역사적인 유대 관계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는 한국의 발전 모델에 많이 영감을 받고 있다. 한국의 발자취를 따라 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해 전략적인 파트너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무역·투자 △개발협력 △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호혜적 실질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신설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양 정상은 양국의 통상·투자 증진을 위해 투자보장협정 체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설립 등 투자 환경 개선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관세행정 현대화, 양국 간 표준 협력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아비 총리에게 에티오피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에 대한 관심과 협조도 요청했다. 아비 총리는 양국 간 개발협력 사업이 산업인력 육성 및 과학기술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에티오피아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국가로선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한 우방국이며, 아프리카 5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의 본부 소재지다. 한국은 에티오피아에 총 2억2000만달러(1987~2018년)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원했고, 유상원조(EDCF)도 올해 7월 기준 6억6000만달러(누적 승인액)에 달한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간 관계 개선 및 수단문제 중재 등 동아프리카 지역 평화 구축을 위한 아비 총리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상생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아비 총리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와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에티오피아 측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문 대통령과 아비 총리 임석 하에 양국 정부는 △외교관 및 관용·공무 여권 사증면제 협정 △아다마 과학기술대 연구센터 건립 지원사업 차관계약 △장관급 공동위원회 설립 양해각서(MOU) △표준 협력 MOU △환경 협력 MOU 등 5건의 문건을 체결했다.
한편 에티오피아 총리 방한은 2011년 멜레스 제나위 총리 방한 이후 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아비 총리 내외와 에티오피아 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식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아비 총리 방한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아프리카 정상으로는 최초로 이루어진 한국 방문"이라며 "우리 외교의 지평을 아프리카로 다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가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